그것은 화상이었다.
엄혜정은 그 상처들이 마치 자신의 몸에 있는 것 같이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앞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바닥에 카펫이 깔려 있어서 발자국 소리가 나지 않았다.
조영순은 침대에 앉아 옆에 놓은 약을 들고 면봉으로 상처에 조금씩 발랐다.
엄혜정은 그녀의 상처가 어떻게 생긴 건지 알고 있었다.
그날, 육성현에게 차여 탁자에 부딪칠 때 뜨거운 물에 데인 것이었다.
‘괜찮은 줄 알았는데 이렇게 심각했구나.’
엄혜정은 육성현이 미웠다. 하지만 무섭기도 했다.
예전에 그녀의 양부모를 죽인 트라우마가 아직도 마음속에 남아 있었다. 그녀는 조영순이 자신의 친부모라고 해서 육성현이 봐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걸 알았다.
조영순은 염군이 돌아온 줄 알고 고개를 돌리지 않고 말했다.
“통화 끝났어? 누가 전화 온 거야?”
대답이 없자 조영순은 계속 말했다.
“내가 묻지 말아야 하는 것을 물었어. 앞으로는 묻지 않을 게.”
엄혜정은 그녀의 말투를 듣고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부부사이의 감정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왜 의심을 품고 있지?’
“달이 밑에 있어? 빨리 발라줘. 달이 혼자 내버려 두면 안 돼. 오늘 하루 밖에 묵을 수 없으니 내가 주방에 가서 요리사한테 점심에 달이가 좋아하는 요리를 하라고 할 거야. 다음에 또 언제 올 수 있을지 모르니까. 난 육성현이 내 사위가 되는 게 너무 싫어. 이혼하면 어때? 앞으로 달이를 우리 곁에 두고 결혼한다고 해도 우리가 선택한 사람과 해야 해. 육성현은 절대로 좋은 사람이 아니야…….”
엄혜정은 조영순이 육성현을 욕하는 것을 듣고 마음이 편했다.
왜냐하면 그녀도 육성현이 나쁜 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엄마, 앞으로 자주 올 게요.”
엄혜정이 말했다.
조영순은 몸이 굳어버렸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믿을 수 없는 눈빛으로 약을 발라주는 사람을 보았다.
그녀는 염군인 줄 알았다.
게다가…….
“너 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
조영순은 격분된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물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