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8화
룸을 나온 서규영은 한참을 걸었다. 그런데도 고태빈의 목소리가 여전히 귓가에 맴도는 듯했다.
이미 오래전에 모든 인연이 끝났다고 믿었는데 마지막이 그렇게 추하고 치졸하게 끝나버리니 마음 한켠이 가시 돋친 듯 묘하게 불편했다.
그때, 뒤에서 다가온 박시형이 그녀의 기분을 눈치채고는 조심스럽게 어깨를 감쌌다.
“쓸데없는 일로 마음 쓰지 마. 우리 기분 전환할 겸 샤부샤부나 먹으러 갈까?”
조금 전 식사 자리는 화려했지만 사람 모두 젓가락 한 번 제대로 들지 못했다.
하지만 서규영은 무언가를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오늘... 유준이 저녁밥 안 해줬네.”
박시형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었다.
“집에 아주머니 있잖아. 굶어 죽지는 않을 거야.”
“오빠는 유준이 입 까다로운 거 몰라?”
“흥, 다 큰 놈이 네가 안 챙겨주면 밥 하나 못 먹겠어? 그 녀석, 수능만 아니었으면 진작 내쫓았을 거야. 맨날 우리 집에 붙어 있는 게 얼마나 성가신데.”
서규영은 피식 웃었다.
그녀에게는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박유준은 성실하고 조용해 마음이 가는 아이였다.
고나율과 비교하면 정말 천지 차이였다.
하지만 그녀는 끝내 마음이 놓이지 않아 집으로 돌아왔다.
역시나 오가윤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다가와 말했다.
“사모님, 제가 드린 저녁은 도련님이 거의 손도 안 대셨어요.”
서규영은 아무 말 없이 부엌으로 향했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별다른 재료가 없어 있는 재료로 간단히 볶음밥을 만들어 박유준의 방 앞에 섰다.
며칠 뒤면 수능이었다.
문을 두드리자 박유준이 책상 앞에 앉아 문제집에 파묻혀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작은어머니, 오셨어요?”
“유준아, 밥을 먹어야 힘이 나지. 야식으로 볶음밥 만들었으니까 얼른 먹어봐.”
박유준은 말없이 숟가락을 들어 한 그릇을 깨끗이 비웠다.
서규영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너 이렇게 편식하면 안 돼.”
박유준은 고개를 살짝 숙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죄송해요... 제가 자꾸 번거롭게 만드는 건가요?”
“아니야, 넌 지금 인생에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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