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구 신발 밑창을 닦을 자격이 없다는 거죠?”
차가운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 장경희는 고개를 돌려보았다. 말쑥한 양복 차림의 비범한 외모를 가진 남자가 느긋하게 걸어오고 있었다. 기품이 남다른 이 남자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박씨 가문의 하객은 부유하거나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었기에 대단한 인물을 만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장경희가 그를 향해 말했다.
“오늘 결혼식 하객이신가 보군요.”
장경희의 눈에 자랑스러움이 스쳐 지나갔다.
“오늘 신랑은 제 아들이랍니다.”
박시형은 전혀 웃지 않는 얼굴로 말했다.
“축하드립니다. 신랑 어머니시라면 왜 여기서 그렇게 소란을 피우세요?”
장경희는 ‘소란’이라는 단어가 귀에 거슬렸지만 여전히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저 여자 때문이죠. 이 여자가 제 아들을 계속 귀찮게 하고 있어요. 오늘 분명히 결혼식을 망치러 왔을 거예요.”
장경희는 주위를 살피더니 말했다.
“경비원, 경비원! 빨리 이 미친 여자를 끌어내!”
장경희는 서규영이 이때 이곳에 나타난 것이 분명히 결혼식을 방해하려는 의도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당연히 그녀의 뜻대로 되도록 둘 수 없었다.
경비원들은 곧바로 달려왔지만 박시형을 보자 더는 나서거나 말하지 못했다. 아직 입장하지 못한 하객들도 경비원들이 온 것을 보고 호기심에 몰려들었다.
박시형이 차분하게 물었다.
“이 여자가 당신 아들과 무슨 관계이며, 왜 이 여자가 당신 아들의 결혼식을 망칠 것이라는 거죠?”
장경희는 이 남자가 그렇게 캐물을 줄 몰랐다. 서규영이 아들의 전처라는 것을 말할 수 없었던 장경희는 어쩔 수 없이 말했다.
“이 여자는 그냥 정신 나간 여자예요. 제 아들을 좋아해서 계속 따라다녀요. 오늘 아들 결혼하는데 몰래 왔다니깐요. 정말 뻔뻔하죠.”
장경희는 사람들이 서규영을 손가락질하는 것을 보고 더 통쾌해졌다.
“보세요. 자기 자신을 전혀 아끼지 않는 여자예요. 우리 아들이 결혼하는데도 질척거리는데 어떻게 여자가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어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