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당연히 그 난투극에 뛰어들었다.
솔직히 말해서 이렇게 짜릿한 경험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모범생이어서 싸움은커녕 사람들과 크게 다툰 적도 드물었다.
손톱 두 개가 깨지고 팔에는 깊게 긁힌 상처까지 났지만 이상하리만큼 속이 시원했다.
아픔도 크게 느끼지 못하고 그저 따끔하다고 생각하며 대충 상처를 문지른 나는 다시싸움에 뛰어들었다.
그러다 문득 머리 위에서 낮고 익숙한 화가 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부 다 멈춰.”
목소리는 분노를 숨기고 있었지만 저절로 위압감이 느껴질 만큼 서늘하고 단호했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그 목소리의 주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언제 도착했는지 모를 박윤성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는 막 비행기에서 내린 듯 검은색 트렌치코트를 입고 있었고 그 모습은 더욱 위엄 있어 보여 거기 서 있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그가 짙은 눈동자로 깊고 냉담하게 모두를 쏘어보자 아무도 감히 다시 움직이지 못했다.
조민서는 그를 보자 잠깐 당황한 듯했지만 곧 평정을 되찾고 억울한 얼굴로 그에게 다가갔다.
“윤성 오빠, 어떻게 이렇게 일찍 돌아온 거야?”
하지만 박윤성은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내게 시선을 고정한 채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손짓했다.
“송지연, 이리 와.”
나는 고개를 홱 돌리며 반항하듯 그의 시선을 피했다.
박윤성의 눈썹이 더 깊이 찌푸려졌고 그는 곧장 내 쪽으로 다가와 내 손목을 움켜쥐었다.
그는 내 얼굴을 들게 만들며 말했다.
“다 큰 사람이 함부로 싸움질이라니... 송지연, 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대담해졌지?”
나는 그의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
“너는 왜 나만 탓해? 왜 자초지종도 묻지 않는 건데?”
“자초지종은 상관없어. 누가 너더러 손 쓰래?”
그의 눈빛은 여전히 싸늘했고 그의 시선은 억누른 분노를 담고 있었다.
그 눈빛에 짓눌리는 느낌이 싫어 손목을 다시 빼내려 했지만 그는 더 세게 나를 잡아당겼다.
그의 분노를 온몸으로 느끼는 순간 고인우가 갑자기 나섰다.
“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