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고 마치 끔찍한 회오리바람처럼 모든 것을 파괴하는 기운이 사방으로 퍼지려 했다.
하지만 소지한은 대진을 조종하여 그 파괴적인 힘이 밖으로 퍼지지 않도록 막아냈다.
한참이 지나고서야 모든 것이 조용해졌다.
유종우는 완전히 사라졌다.
그의 몸은 먼지조차 남지 않고 산산이 부서졌으며 오직 피에 물든 혈광도만이 바닥에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 칼은 빛을 잃었고 그 위를 감싸던 도문 역시 완전히 소멸되어 더 이상 성병이라 부를 수도 없었다.
하늘도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세상을 덮었던 먹구름도 자취를 감추었다.
탁재환을 비롯한 이들은 모두 넋이 나간 채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짧은 침묵이 흐른 뒤 그들의 눈에 차츰 벅찬 환희가 피어올랐다.
유종우가... 마침내 죽었다.
“이... 이게 가능해요? 신룡을 소환해서 유종우를 죽였다니!”
서충현은 눈을 부릅뜨고 믿을 수 없다는 듯 외쳤다.
“하하하! 드디어 원수를 갚았네요! 흑수은채의 모든 고수들이 다 죽었어요!”
조상민은 감격에 겨워 소리쳤다.
“이 배신자 놈들, 마침내 응당한 벌을 받았네요. 이제야 조상님들께 면목이 서겠어요.”
진흑곤은 눈가가 붉어졌고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가족 여러분... 보고 계십니까? 소지한 씨가 원수를 갚아주셨습니다! 여러분을 죽인 자들은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졌어요! 이제 편히 눈을 감으세요!”
탁재환은 울컥한 마음에 눈이 빨개진 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러나 이천후의 표정에는 기쁨이 아닌 깊은 근심이 가득했다.
그는 곧장 소지한 쪽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아직 그에게 다가가기도 전에 소지한의 몸이 마치 거센 바람에 흔들리는 낙엽처럼 휘청거리더니 그대로 앞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지한 씨!”
이천후는 얼른 뛰어가 그를 부축했다.
“괜찮아요?”
소지한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주선대진 안에는 신수의 정혈 아홉 방울이 깃들어 있어요. 대진의 힘을 빌리면 각각의 정혈이 신수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죠. 그건 성인왕의 일격과도 맞먹을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