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44장

“태고신궁술!” 이천후의 손 안에서 황금빛 활이 도문을 품은 채 빛을 뿜어냈고 활시위가 울리자 하늘과 땅이 동시에 물들며 변색되었다. 수천 겹의 노을빛이 한데 뭉쳐 화살이 되었고 시위를 떠난 순간 그것은 백 장 길이의 금룡으로 변해 하늘을 향해 비상했다. 그 금룡이 날아든 순간 마족의 손이 산산이 부서졌고 허공에 떠 있던 마오황의 환영 또한 금빛에 휩쓸려 산산조각났다. 벼락같이 울리는 소리와 함께 이천후는 연속으로 화살을 발사했다. 황금빛 화살 하나하나가 허공을 꿰뚫고 지나갈 때마다 한 마리씩 마영이 폭발하며 검은 안개로 흩어졌다. 정탁수의 몸을 감싸고 있던 호신 마영들조차 제대로 버티지 못하고 찢기고 흩어졌으며 마련의 꽃잎들도 하나둘씩 시들어 바람에 흩날렸다. “이놈이 감히!” 정탁수의 분노에 찬 포효가 산을 뒤흔들었고 그는 잔존하던 마련과 하나가 되었다. 칠흑의 마꽃이 바퀴처럼 회전하며 넘실대는 마기를 품고 이천후의 면전에 돌진했다. 그가 지나가는 자리는 허공조차 부식되어 새까맣게 금이 갔다. 핏빛 마련에서는 보는 이의 심장을 조이는 파동이 뿜어져 나왔다. 정탁수는 자신의 혈육을 제물로 삼아 마기 전부를 꽃 중심에 쏟아부었고 그 순간 사람과 꽃이 하나가 된 마물이 엄청난 기세를 터뜨렸다. 이에 공간이 거미줄처럼 찢기고 공기가 흔들릴 정도였다. 이천후는 목덜미에 소름이 돋았지만 단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만고금신의 견고한 육체를 믿고 돌진해온 마물을 정면으로 받아쳤다. 그리고 그의 주먹 끝과 꽃잎이 부딪히는 순간 온 천지가 떨리기 시작했다. 연속으로 날리는 주먹 속에 마련은 결국 산산조각이 났다. 하지만 이천후 역시 깊은 숨을 토하며 멀리 나뒹굴었다. 만법불침이라 불리는 성체조차도 금이 갔고 오장육부가 뒤틀리고 근골이 끊어졌다. 그의 몸에서 금빛과 붉은 피가 섞인 보혈이 흘러 하늘을 가르듯 날아갔다. “이 마물이 내 금신을 깨트리다니...” 이천후는 피를 토하며 급히 후퇴했고 온몸에 옥빛 영기가 피어올랐다. 목황진기가 몸속의 신휘를 감싸며 부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