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지처럼 뻗은 마족의 팔들이 거칠게 휘몰아치며 한 번 휘두를 때마다 산을 옮기고 바다를 메울 기세였다. 더욱 섬뜩한 건 손바닥마다 달린 이빨 가득한 입들이 내뿜는 검은 안개였다.
닿기만 해도 삽시간에 부식되는 그 독무 속에서 이천후는 용처럼 유유히 몸을 날렸다. 그의 주먹과 손바닥에서 일어난 강풍이 마족의 팔을 스치며 그곳마다 황금빛 연꽃이 피어나듯 폭발을 일으켰다.
두 사람은 폐허를 벗어나 장거리로 넘어갔고 그들이 지나가는 자리에 흰 옥으로 깔린 길바닥이 줄줄이 부서졌다. 마기와 금광이 엉겨붙어 폭풍을 만들었고 깨진 돌조각들이 하늘로 말려 올라가 길이 십 장이 넘는 회오리바람이 되었다.
길가에 늘어선 누각들은 마치 종이로 만든 장난감처럼 에너지의 잔재에 휘말려 무너져 내렸다.
“열려라!”
이천후의 두 눈이 붉은 금빛으로 물들었고 몸속에 잠들어 있던 신장이 전면적으로 개방됐다. 기운이 끊임없이 솟구쳐 부대경을 넘어설 정도였고 그의 주먹 끝이 닿는 곳마다 허공이 파문을 일으켰다.
곧 맞은편에 선 마오황 법상이 하늘을 울리는 포효를 터뜨렸고 수백 개의 손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검은 파도처럼 덮쳐왔다.
정탁수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이천후는 그의 예상보다 훨씬 끈질겼다. 그는 크게 외치며 온몸의 마문을 밝히더니 손을 뻗어 하늘을 가르는 한 자루의 거대한 도끼를 소환했다. 그 도끼에는 선혈 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고 도끼날 위에서 일렁이는 마기는 수많은 일그러진 악령의 얼굴로 응결되어 있었다.
이것이 바로 정탁수의 최강 보물 ‘악마 도끼’였다.
마계의 혈지에서 천 년간 마혈에 담가 만들어진 이 흉기는 지금 이 순간 달빛 아래에서 사악한 보랏빛 광채를 뿜어내고 있었다. 도끼 손잡이에 박힌 마정석은 생물처럼 뛰었고 떨림 한 번에 공기조차 떨렸다.
이때 주위를 지켜보던 수많은 수련자들이 머리를 감싸쥐고 비명을 질렀다. 단지 도끼에서 새어나온 기세의 여진만으로도 그들의 정신이 끓는 물처럼 뒤집혔기 때문이었다.
이 도끼는 절대적인 마기 병기로 만마지지에 잠들어 있었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