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57장

이 구멍을 메우려면 평범한 요수 따위론 어림도 없다. 순혈 금오야말로 최고의 보양식이다. 물론 이천후의 손에 아직 묵린현사, 쇄성후 같은 강력한 요수들의 정혈이 남아 있긴 하지만 혈맥 탈취 비술을 쓸 때마다 만물의 생성수 한 방울이 필요했다. 이 귀중한 것은 수백 방울의 일반 정혈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값진 물건이니 쓰더라도 진짜 쓸모 있는 데 써야 했다. 예컨대 금오 같은 태고 신족의 혈맥을 상대로 말이다. 금오 일족은 실로 대단했다. 태고 시대 요족들 사이에서 왕족으로 군림했고 선고 시대에는 신족으로까지 추앙받았다. 그들 앞에서 교룡이나 진후조차 촛불이 태양과 겨루는 격이었다. 하천윤이 대용혈술을 전수했을 때 함께 전해준 게 바로 만물의 생성수를 만드는 비법이었는데 그 방법으로 반 년이 지나서야 겨우 만물의 생성수 한 방울이 만들어졌고 이천후는 정탁수와의 사투에서 이미 마지막 한 방울을 써버렸다. 지금 그의 눈은 금오족의 세찬 태자를 향하고 있다. 지난번에 죽인 금오 대왕은 금오족 노조가 시신을 회수해 갔지만 이번에 세찬 태자를 손에 넣을 수 있다면 그의 혈맥은 훨씬 더 순수하고 육체도 더욱 강대하니 분명히 최고의 보양식이 될 것이다. 다만 지금은 먼저 내상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고 전력을 회복한 뒤에야 세찬 태자를 사냥할 계획을 세울 수 있다. ... 한편 탁재환 일행은 놀라운 소식을 하나 들고 왔다. 천기 성지와 지존연맹, 오랜 원수지간인 두 세력이 곧 큰 승부수를 띄운다는데 바로 ‘원석 도박 대회’로 승부를 내기로 했다는 소식이었다. 진 쪽은 깨끗이 물러나고 이긴 쪽이 비선성의 새로운 주인이 되기로 했다. 그리고 이 소문은 금세 성 안의 주막과 찻집을 휩쓸었고 사람들이 모인 곳마다 화제가 되고 있었다. “흥, 재미없어!” 탁재환은 해바라기 씨 껍질을 한참이나 멀리 뱉으며 투덜거렸다. “나는 칼부림이나 벌어져서 난장판 되길 바랐는데. 그래야 우리가 물고기 몇 마리 낚을 수 있을 거 아냐.” 이천후가 슬며시 웃었다. “천교의 자제들이 그렇게 멍청할 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