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후가 열반경의 공법을 운용하자 그의 피부 표면에 빽빽한 고대의 경문이 떠올랐다. 황금빛을 띤 이 글자들은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유유히 그의 몸 위를 흐르며 성스러운 불문의 기운을 뿜어냈다. 그 기세는 마치 엄청 많은 수의 부처가 허공에 현현한 듯 장엄하고 신비로웠다.
이것은 바로 운희 여제가 창안한 치유의 성법이었고 잠시 사이 별의 힘으로 인한 그 흉측한 상처들이 육안으로도 보일 만큼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너 어떻게 북제의 열반경을 쓸 수 있는 거야?”
만악 성자가 찬란한 성광에 온몸을 감싼 채 물었다. 그 모습은 마치 은하수를 지배하는 신명 같았다. 그의 눈썹 사이로 놀란 기색이 번졌고 그의 동공 깊은 곳에는 수천 개의 별들이 반짝이며 떠올랐다 사라졌다.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북제가 그토록 소중히 여겼던 이 선경은 바로 운희 여제가 친히 집필한 최고의 비전이었다.
“지난번 교전 때 북제가 두 쪽의 경문을 잃고 황급히 도망쳤어.”
이천후는 입가의 핏물을 닦으며 냉소를 머금었다. 그의 뇌리에 고대 성녀 미혜와의 싸움 장면이 스쳤다. 지금 눈앞의 만악 성자가 펼친 성진 비술은 미혜가 구사했던 낙성절멸술보다도 세 배는 더 날카롭고 무서웠다. 그의 만고금신조차 거의 산산조각 날 뻔했으니 말이다.
“그 두 장의 선경이 네 손에 떨어졌구나.”
만악 성자의 주위로 성진도가 더욱 밝게 빛났다.
“본 성자가 북제를 대신해 그것을 회수해주마. 하지만 며칠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걸 이미 깨우쳤다니, 너 불문과도 연관이 있는 자였구나!”
그는 내심 충격을 받았다. 북제조차 그 경을 오랜 세월 수련했음에도 뜻을 제대로 얻지 못했다. 그것은 자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이 경문은 불성을 지닌 자만이 수련할 수 있는 경법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천후가 그것을 사용한다는 것은 아마도 그가 어떤 고승 불조의 전생이거나 대불의 직계 제자일 수도 있다는 의미였다.
물론 그는 알지 못했다. 이천후의 식해 깊은 곳에 불멸 전투왕부처의 금신법상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덕에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