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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8장

“받아.” 이천후가 칼자루를 밀어 공작 성녀의 손에 쥐여주었다. 이 단검에 깃든 청란 진령은 백조조봉결을 수련하는 그녀에게 가장 알맞은 영물이었다. 공작 성녀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고 단검을 받는 순간 그녀의 손끝이 그의 손바닥을 살짝 스쳤다. “고마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곧장 옥소를 꺼내 들었다. 열두 개의 구멍에서 퍼져 나온 청색 빛이 서서히 단검을 감쌌고 그 진령을 자신의 본명 법기 안으로 이끌 준비에 들어갔다. 그때였다. “만악 성자 저놈, 틀림없이 뭔가 더 숨기고 있을 거야!” 극광 성자가 앞으로 나섰다. “기해와 영대를 갈라보면 뭔가 대단한 보물이 나올지도 몰라.”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서북 방향에서 갑작스레 천둥이 울렸다. 모두가 일제히 고개를 돌려 보니 지평선 위로 피안개가 치솟더니 순식간에 하늘 절반을 붉게 물들였다. 살벌한 강풍이 짙은 피비린내를 안고 몰아쳤고 공작 성녀의 관자머리에 꽂힌 공작 깃털이 바람에 휘날렸다. “저건... 요심 요새에서 피워 올린 봉화야.” 극광 성자가 꿀꺽 침을 삼키며 말했고 그의 허리에 매달린 옥패가 윙윙 울렸다. “적산의 지원군이 꽤 빨리 왔네.” 이천후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지금 당장 황촌으로 돌아간다.” “뭘 그리 서둘러?” 탁재환이 낄낄 웃으며 말했다. “우리한텐 자유신장이 있잖아. 적산의 지원군이 당장 코앞에 와도 우릴 따라잡진 못해.” 하지만 곧이어 우나연이 울상을 지으며 외쳤다. “큰일 났어요. 아까 허공 대진을 가동하느라 선정을 다 써버렸는데...” 그녀는 텅 빈 저장 주머니를 흔들어 보였다. 이천후는 어금니를 으드득 깨물었다. 무려 20만 근의 5품 선정이 사라졌다. 허공 대진을 잠깐 돌리는 데에만 써버린 선정의 양을 생각하면 황금물을 무저갱에 부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당대 선천사 직계 제자인 이천후조차 지금은 가슴에서 피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앞으로는 생사가 달린 순간이 아니면 허공 대진은 절대 사용 금지야.” 이천후는 이를 드러내며 말했다. 그리고 이어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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