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르르...
천지를 울리는 벼락 같은 통곡이 산맥을 뒤흔들었고 하늘과 땅 사이로 비통한 울음소리가 메아리쳤다. 적산의 4대 성자 중 한 명이 전사했으니 이 천인공노할 죄악은 오직 무수한 피로만 갚을 수 있었다.
우우우...
찢어지는 듯한 울부짖음이 구름 사이를 휘감고 돌았다. 이에 거대한 요새 전체가 진동했고 벽과 땅이 떨렸다.
수많은 요령에게 적산은 절대적인 신성의 땅이었다. 그곳의 4대 고대 성자 중 한 명인 만악 성자는 하늘에 떠 있는 밝은 달처럼 군림하던 존재였다.
그러나 그 달이 떨어지고 별이 가라앉은 지금, 그를 따르던 이들은 마치 발밑의 땅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공포에 휩싸였다.
산 속의 풀과 나무조차 고개를 떨구었고 거칠게 흐르던 강물조차 조용히 속도를 늦췄다. 강력한 기운을 지닌 요왕들은 절벽 끝에 무릎을 꿇고 이마를 푸른 바위에 힘껏 찧었다. 그것들의 이마에서 흐른 피가 눈물과 뒤섞여 바위 틈새로 흘러내렸다.
그러나 더 많은 요령들은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었고 손에 들고 있던 무기가 철커덕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그들의 마음속엔 단 하나의 의문이 가득했다.
‘탐식신족의 순혈을 이어받았고 성자 중에서도 최고 성자라 불리는 그분이 어찌하여 그 이천후란 인간의 칼 아래 쓰러졌단 말인가? 몸에 별빛이 흐르는 그분은 하늘과 땅이 사라질 때까지 함께 존재해야 할 이가 아니었던가!’
“내가 진작에 경고했는데... 하아...”
한 여인의 차가운 목소리가 바람을 뚫고 울려 퍼졌다.
천극해의 고대 성녀 미혜가 붉은 발을 별빛 위에 디디며 하늘에서 내려왔다. 은빛 머리카락 사이에 감긴 ‘월백사’는 짙은 피안개에 젖어 있었다.
그녀의 손끝이 만악 성자의 산산조각 난 법보를 스쳐 지나가자 눈앞에 삼만 년 전의 고성이 어른거렸다.
그 별의 깊은 곳에 두 구의 수정관이 떠 있었고 은청색의 광대가 그녀와 만악을 하나로 감아 고치처럼 휘감고 있었다. 그것은 탐식신족이 전승한 가장 오래된 동수의 비법이다.
그들은 온 별의 에너지를 공유하며 수련했고 별빛은 미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