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서 조사해. 비선성 주변 십만 리 이내에 존재하는 모든 선정 광맥의 동향을 전부 파악해.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즉시 내게 보고하고.”
“명 받들겠습니다, 성수님!”
경홍 성자가 명령을 받들며 물러났다.
회의가 끝나자 자리에 모인 적산의 고대 천교들 모두 마음 깊은 곳에 묵직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이 순간 그들은 비로소 이천후라는 존재를 진지하게 경계하기 시작했다.
선천서를 계승하고 초기 제병까지 손에 넣은 자, 그런 인물이 적산은 물론 지존연맹 전체의 절대적인 적수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만요산 쪽은 어때? 소식 없어?”
요광 성자가 물었다.
“아직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경홍 성자가 대답했다.
“방금 청조 사신이 가져온 전갈에 따르면 이천후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고 합니다. 오히려 그놈을 사칭해 선금을 가로채려 한 자들이 여럿 있었지만 모두 만요산 측에서 간파해 냈습니다.”
요광 성자의 얼굴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성요선금을 목숨과 맞바꾸자는 소식이 분명 이천후의 귀에도 들어갔을 텐데... 그런데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니, 고작 선금 한 조각으로는 만악 성자를 살릴 만큼의 가치가 없다고 여기는 건가? 대체 무슨 생각인 거지?”
“그놈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누가 알겠습니까? 그건 무려 성요선금이고 저희가 그렇게 신의를 지키며 정당하게 거래하겠다고 했는데도 이천후는 코빼기도 안 비쳐요. 이게 말이 됩니까?”
호랑이 머리에 사람 몸을 한 요족 생명체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천후가 무슨 생각을 하든 우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만악 성자의 생명을 지켜야 해. 그렇지 않으면 적산으로 돌아가 책임을 면치 못해. 성요선금 한 조각으로 부족하다면... 또 하나를 더 내놓는 수밖에!”
이때 요광 성자의 손에 피처럼 붉은 돌 하나가 나타났다. 그 돌은 수정처럼 투명하게 빛났고 선혈 같은 기운이 용처럼 꿈틀거리며 하늘로 치솟았다.
현장에 있던 천교들은 모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것은 바로 요광 성자가 아끼고 아껴온 보물 ‘태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