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감히 화역의 깊숙한 곳까지는 들어가지 못했고 대신 중심 구역의 가장자리를 조심스럽게 맴돌고 있었다. 제5중 화역에 있었던 자주색 옷의 소년과 화염룡만으로도 죽을 고비를 넘긴 마당에 제6중이나 제7중의 흉수와 맞닥뜨리기라도 한다면 아마 뼛조각 하나 남기지 못하고 사라질 터였다.
“여기예요!”
우나연이 갑자기 발걸음을 멈췄고 앞에 어둡고 깊은 협곡이 펼쳐져 있었다. 그녀가 손에 든 자유신장이 찬란한 광휘를 뿜어내며 끝부분에서 수없이 많은 고대의 부문이 흘러나와 푸른빛의 보호막으로 산골짜기 전체를 덮었다.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고급 신석인 5품 선정을 마치 돌처럼 툭툭 던져가며 진법을 강화했다. 어차피 만악 성자에게서 얻게 된 70만 근의 선정이 있으니 지금은 아낌없이 써도 되었다.
협곡의 한가운데 이천후는 열 개의 광륜을 몸에 두르고 앉아 있었고 각각의 광륜은 마치 작은 블랙홀처럼 천지의 영기를 미친 듯이 빨아들이고 있었다.
비록 제10영동은 성공적으로 열었지만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그 근본이 무너질 수 있어서 지금 전력을 다해 경계를 다지는 중이었다. 신력은 실처럼 가늘고 복잡하게 얽혀 몸속의 소용돌이치는 에너지를 쉼 없이 두들기고 있었다.
온몸이 피투성이인 그가 협곡 깊숙한 곳에 주저앉자 그 아래 깔린 풀밭은 이미 진홍빛 핏물로 물들어 있었다.
그런데도 이상한 일이 하나 있었다. 그 짐승에게 물린 듯 처참한 상처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살점 사이로는 금빛 빛무리가 별가루처럼 새어 나오고 있었다.
심지어 이천후는 아직 열반경조차 운용하지 않았다. 새롭게 열린 제10영동이 하늘의 정기를 미친 듯이 삼켜 뱉어내고 있었고 그 입구에서 흘러나온 아름다운 채광은 줄기줄기 황금빛 실개천처럼 그의 모공을 타고 스며들고 있었다.
전설로만 전해지던 제10영동은 비록 열반경만큼 기적적인 회복력을 보이진 않았지만 그 안에 깃든 생명의 정수는 충분히 세상을 놀라게 할 만했다.
사실 이번 부상은 너무 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