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32장

말이 끝나기도 전에 타들어간 시신이 갑자기 격렬히 떨기 시작했다. 온몸에 퍼져 있던 금이 간 껍질 아래로 금빛이 실개천처럼 흘러들어가며 그 지나간 자리마다 검은 껍질이 바스러지듯 벗겨졌다. 그 틈을 벌려 안을 들여다본다면 누구나 놀라운 장면을 보게 될 것이다. 새로 자라난 살과 뼈마디가 금속처럼 찬란한 광택을 내고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황금 뇌겁초가 부여한 조화의 힘이었다. 천고만고에 단 하나뿐인 신물, 천벌로 육신을 부수고 황금 뇌겁초로 다시 빚어낸다면그것이 바로 만고금신을 완성하는 유일한 길이었다. 지지지직... 이천후의 몸을 뒤덮고 있던 새까만 피딱지가 대대적으로 벗겨졌다. 마치 바싹 마른 강바닥이 폭우에 무너지는 듯이. 새로 드러난 피부는 옥석처럼 반질반질한 광채를 내뿜었고 천벌의 벼락에 수백 번 씻긴 뒤 황금 뇌겁초로 다시 단련된 이 육체지금 이천후는 마치 갓 용광로에서 꺼낸 신병처럼 손톱 끝 하나마저 금속의 날카로움을 담고 있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군! 저 자식이 껍데기를 갈아엎었어!” 구름 속에 숨어 지켜보던 고수들은 혀를 깨물 뻔했다. 분명히 조금 전까지만 해도 벼락 맞은 숯덩이에 불과했던 자가 껍질을 벗기고는 전혀 다른 존재로 탈바꿈한 것이다. 무엇보다 그 눈빛마치 실체를 지닌 태양 진화 두 개가 눈구멍 속에서 타오르고 있었다. 더 충격적인 건 그 기세였다. 이천후가 너덜너덜한 옷자락을 가볍게 털어내자 주변 백 리 안의 화령들이 일제히 땅속으로 숨어버렸다. 이게 무슨 천벌을 막은 허약자의 모습이란 말인가? 오히려 만찬을 마친 맹수가 몸을 부르르 떨며 으르렁대는 형국 아닌가. “천벌을 이겨낸 것도 모자라 오히려 한 단계 도약했어!” 어떤 강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마 저건 인간족의 성체 만고금신일 거야. 심지어 진형 경지에 이른 듯해. 저 녀석...” 그 말을 들은 김태일의 얼굴에도 미세한 파장이 일었다. 평소엔 희로애락을 드러내지 않던 그였지만 이번엔 목소리마저 떨리고 있었다. “요광의 늑대 새끼들은 어딨나?” “이신왕, 전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