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뇌전으로 이루어진 괴물이 하늘을 향해 울부짖자 천공 전체가 덜컥거리며 떨렸다. 이천후는 귀가 멍멍해지고 코에서는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비켜! 난 그 뇌겁지의 신액만 필요해!”
이천후가 크게 외치며 손바닥 위에 뇌제정을 소환했다. 손바닥보다 작은 용광로가 모습을 드러내자 뇌전으로 이루어진 괴물은 천적을 마주한 듯 온몸을 부르르 떨었고 비늘 사이로 잘게 쪼개진 번개가 튀어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괴물은 여전히 신액이 고인 연못 앞을 가로막은 채 단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박살 내버려!”
뇌제정은 겉보기엔 호두만 한 크기로 보잘것없었지만 그 안에 산천을 뒤엎을 위세가 담겨 있었다. 용광로가 떨어지자 괴물은 수십 장 밖으로 날아가며 번개로 빛나던 몸이 한층 어두워졌다.
하지만 이천후가 세 걸음 채 나아가기도 전에 괴물은 피투성이 몸을 질질 끌며 다시 달려들었고 새까맣게 그을린 발톱은 구름층을 깊숙이 파고들었다.
“죽고 싶어 안달이 났군!”
이천후의 두 눈엔 핏빛이 감돌았다. 그는 왼손으론 수천 개의 뇌문을 끌어오고 오른손으론 뇌제정을 조종해 연속으로 공격을 퍼부었다. 매번 번개가 괴물의 몸을 때릴 때마다 마치 물이 모래에 스며들 듯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져버렸다.
반면 뇌제정은 살아 움직이는 듯 정입에 소용돌이를 만들며 괴물의 몸속 뇌정을 미친 듯이 빨아들였다.
얼마 안 되는 시간 동안 원래 작은 산만큼 거대하던 괴물은 송아지만 한 크기로 쪼그라들었고 눈 속의 번개도 흐릿해졌다.
하지만 이천후도 편한 상황은 아니었다. 그가 몸에 걸치고 있던 도포는 재처럼 타버렸고 드러난 살결은 새까맣게 타들어가 갈라졌다.
그러나 열반경이 작동하며 다시금 빠르게 재생되었고 그는 고통 속에서도 허리를 곧게 세운 채 한 걸음 한 걸음 집요하게 괴물을 몰아붙였다.
결국 괴물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고 단단하던 몸체는 점점 투명해졌다. 그것의 눈빛은 이미 생기를 잃은 지 오래였고 뇌제정과 이천후 둘에게 모든 기운을 빨려 완전히 탈진한 상태였다.
원래 이 괴물은 코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