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38장

그 두 사람의 뒤편에 연씨 가문의 세 자매가 나란히 서 있었다. 봄꽃처럼 화사하고 가을달처럼 청아한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세 명의 절세미녀는 마치 한 줄기에 피어난 세 송이 선연한 연꽃 같아 보는 이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그보다 조금 뒤편에 서 있던 주연은 연씨 가문 세 자매의 예쁜 얼굴과 기품 있는 분위기를 찬찬히 훑어보며 입술을 살짝 다문 채 속으로 중얼거렸다. ‘참 예쁘네. 하, 이래선 이장님의 마음을 얻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겠네...’ “이장님의 무사귀환을 환영합니다!” 탁재환의 지휘 아래 황촌 식구들이 일제히 팔을 치켜들고 외쳤다. 그들의 우렁찬 목소리는 땅을 울렸고 하늘을 뒤흔들었다. “아이고, 다들 그만하고 내 말 좀 들어봐요.” 이천후는 옆으로 몸을 비키며 뒤에 서 있는 세 사람을 앞으로 내세웠다. “자, 소개할게요. 여긴 저와 인연이 깊은 연씨 가문의 연민정 씨, 연유리 씨, 그리고 막내 연원영 씨입니다.” 이천후는 정중하게 세 자매를 마을 사람들에게 소개했고 그녀들을 따뜻하게 환영하는 그의 말투엔 자부심이 배어 있었다. “어머, 이게 누구야? 탁재환 씨 아니세요? 여전하시네요, 아니, 더 멋져지셨네요!” “조상민 씨, 민희 성녀님, 오랜만이에요!” 연씨 가문의 세 자매는 곧장 앞으로 나서서 익숙한 얼굴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비록 타향에서 다시 마주친 사이였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따뜻함에 세 사람 모두 눈웃음을 지었다. 이내 황촌 어귀는 훈훈한 재회의 기운으로 가득 찼고 오랜만에 다시 만난 이들이 나누는 다정한 인사로 떠들썩했다. 하지만 그 평화롭고 따뜻한 분위기 한가운데 딱 하나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차가운 그림자가 있었는데 바로 김치형이었다. 그는 아예 북적거리는 마을 어귀에 발조차 들이지 않았고 혼자 묵묵히 마을 입구에 우뚝 솟은 뒤틀린 고목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그리고 팔짱을 낀 채 입가엔 들풀 한 줄기를 무심히 물고 있었는데 그 풀잎이 그의 나른한 저작에 따라 가볍게 흔들릴 뿐 그의 얼굴엔 감정의 기척조차 없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