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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3장

서라차 마왕은 멀리 제단을 가리키며 낮게 말했다. “천마제단을 강제로 매개체 삼아 혈사마사를 불러들이는 건 절대 금기로 여겨지는 술법이에요. 그 대가는 상상을 초월하죠. 단순히 시전자의 마원과 정혈을 미친 듯이 빨아들이는 정도가 아니라 최후엔 성마의 힘 그 자체가 반작용을 일으킬 겁니다.” “설령 시천마군이 끝내 뜻을 이루어 마계점을 강제로 찢어내는 데 성공하더라도 상상조차 하기 힘든 치명상을 입을 게 뻔해요. 근본이 무너지고 심하면 경지가 추락하고 마혼조차 산산이 부서질 위험이 있어요!” 그것은 금기지술의 힘을 빌린 대가로 되받는 반작용이었다. 이천후는 문득 한 여인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 어떤 대가도 마다하지 않고 자신을 죽이려 했던 황혜교, 그녀 역시 금기된 비술을 사용해 자신의 능력을 초월한 힘을 빌려왔고 그 힘은 그녀를 거의 죽음 직전까지 몰아넣었다. 그 모습은 지금의 시천마군 얼마나 흡사한가. ‘저들이 모든 것을 쏟아부을 때까지 기다려야 해. 시천마군의 기력이 소진되고 등불마저 꺼져가는 그 찰나, 그때가 바로 우리가 노릴 수 있는 유일한 기회야.’ 이천후의 시선은 사냥감만 바라보는 맹수처럼 제단 위 그 실루엣을 끝없이 응시했다. “주인님, 제발 무리하지 마십시오!” 이때 서라차 마왕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설령 시천마군이 금기지술의 반작용으로 중상을 입는다 해도 여전히 신화경 중기의 최정상 마두입니다! 아무리 죽어가는 낙타라 해도 말보다 크고 부상당한 호랑이 또한 사람을 물어뜯을 수 있습니다. 하물며 이 하늘을 뒤덮은 천마 대군의 존재를 생각해 보십시오. 주인님께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곧장 모든 천마의 공격 목표가 되어 순식간에 생지옥에 빠질 겁니다! 그건 기회가 아니라 자살 행위입니다!” 그러자 이천후가 갑자기 고개를 홱 돌렸다. 그리고 그 눈빛이 날카로운 검처럼 서라차의 가슴을 꿰뚫었다. “그럼 나더러 가만히 지켜보란 말이야? 이 수십만의 광마들이 마계점을 밟고 천로에 쏟아져 들어가는 걸 눈 뜨고 지켜보기만 하라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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