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64장

그 마기는 마치 생명과 의지를 지닌 것처럼 생생하게 꿈틀거렸고 그저 주변에 퍼지는 수준이 아니라 오히려 정밀하게 계산된 듯 곧바로 금사쇄신진, 구천은하진, 그리고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진혼가 마진 속으로 정교하게 흘러들어갔다. 그 순간 세 개의 대진은 마치 광폭한 마력을 심장처럼 품은 기계로 돌변해 순식간에 그 위력이 수백 배로 증폭되었다. 카지직... 퍽. 갑작스럽게 폭등한 파괴적인 압력 앞에 이천후는 도저히 버텨낼 수 없었다. 귀를 찢는 파열음이 연달아 터져 나왔고 그의 피부, 근육, 심지어는 뼈마저도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깊고 끔찍한 균열이 일기 시작했다. 금빛 피가 마치 분수처럼 수많은 틈새에서 솟구쳤고 그는 지금 거대한 투명한 손바닥에 짓눌려 서서히 산산이 부서지는 유리 인형 같았다. 손에 쥔 천조신곤조차 믿기지 않을 정도로 무겁게 느껴졌고 한 번 휘두를 때마다 마치 별 하나를 밀어내는 고통이 밀려왔다. 천마사리의 가세로 인해 세 개의 마진은 이제 전혀 흔들림 없는 철옹성 그 자체였고 억만 중천을 덮을 마기가 이천후의 혈육과 신혼의 모든 결을 짓누르며 숨통까지 막아오는 기세였다. 시천마군, 마계에서 온 이 고대의 흉마는 설령 중상을 입고 이미 죽음에 발을 담근 상황이라 해도 그 심연 같은 내공과 끊임없는 수단은 그를 얕본 모든 존재에게 반드시 ‘목숨’이라는 값을 치르게 만들었다. 이천후는 이제야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진정으로 깨달았다. 그리고 신화경 마군의 무시무시한 살의가 어떤 것인지도 말이다. “망할 자식, 나랑 오늘 끝장 보자!” 시천마군의 눈동자는 핏빛으로 물들고 죽음의 그림자가 눈앞에 드리워졌다. 세 개의 마진에 천마사리까지 얹힌 이 무시무시한 억제력은 마치 별들을 삼켜버릴 거대한 압쇄륜처럼 이천후의 보체를 조금씩 갈아 부수며 신혼마저 소멸시키고 있었다. 지금 마지막 발악을 하지 않는다면 다음 순간 그는 완전히 정화되어 뼛조차 남지 않게 될 것이다. 생과 사의 경계에서 본능적인 생존 욕구는 한계를 초월한 힘을 억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