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79장

저 깊은 식해에서 한 줄기 묵직한 칙령이 천둥처럼 울려 퍼졌고 그와 동시에 광활하고도 장엄한 목황강기가 이천후의 백회혈에서 성난 별하천처럼 터져 나왔다. 그것은 이전처럼 흘러나오다 사라지는 기운이 아니었고 이번에는 정련하고 각인하며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최상위의 의지를 실은 채 극도로 응축된 청금색의 홍류로 변하여 머리 위에 떠 있는 세계수의 묘목을 향해 거침없이 돌진했다. 윙... 그러나 이천후가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거부나 충돌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아직은 미숙한 세계수 묘목이 그 안으로 스며드는 만목조기의 본원을 품은 강기를 맞이하자마자 반감은커녕 마치 말라버린 강바닥이 단비를 만난 것처럼 반가움에 몸을 떨었다. 묘목 전체가 기쁜 듯 미세한 진동과 함께 낮은 윙윙거림을 뿜어냈고 가지와 잎은 유연하게 뻗어오르며 찬란한 성운 같은 빛을 흘려 보냈다. 심지어 그 중심부의 맥락조차도 스스로 활짝 열어젖혔다. 이천후는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그의 목황강기가 묘목 내부로 진입하는 순간 단 한 점의 저항도 없이 완벽하게 스며들었고 이내 세계수의 본원과 서로 젖과 물처럼 하나로 어우러지는 기묘한 공명을 일으켰다. 마치 두 존재는 애초부터 같은 근원에서 태어났고 지금은 그저 오랜 재회일 뿐인 듯 자연스러운 결합이었다. 연약한 가지와 구형의 잎사귀들이 기쁜 듯 미세하게 흔들리고 춤을 추듯 요동치며 맑고 청명한 음율 같은 울림을 내뿜었다. 윙... 몇 번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찰나의 시간 동안 이천후는 나무 줄기 위에 자신의 얼굴이 떠오르는 것을 보았다. 검고 뚜렷한 눈썹, 별처럼 빛나는 눈동자, 단단하게 다져진 얼굴선, 그것은 분명 그의 얼굴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조각이 아니었다. 그것은 오직 순수한 목황 본원과 세계수의 의지가 함께 만들어낸 형상이었고 이천후가 이 신목에 대한 통제를 완전히 수립했다는 상징이었다. “됐어!” 곧이어 그의 두 눈에서 기쁨의 광채가 폭발하듯 쏟아졌고 그 얼굴이 떠오르는 순간 이천후와 묘목 사이에 놀라울 정도로 정밀하고도 신비로운 연결이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