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무늬들은 후천적으로 새겨진 것이 아니었고 천지의 법칙과 세계수의 본원이 서로 공명하며 자연스럽게 태어난 것이었다.
“선천진법이야, 선천진법!”
금빛 새끼 사자가 놀라움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세상에... 역시 세계수야! 스스로 진화하며 수만의 선천진법을 새기고 있어! 하나하나가 천지조화로 이뤄졌고 대도의 이치를 완벽히 따르며 그 심오함과 위력은 후천적으로 인간이 설계한 모든 진법을 훨씬 뛰어넘어!”
“지금 이 묘목 자체가 천지의 조화를 빼앗고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절세의 보물 그 자체야!”
“저 뿌리들을 봐! 저것이야말로 온 우주 만계를 관통하는 무상의 연결 고리야! 세계수가 모든 차원을 잇고 천지를 지탱하는 힘의 상징이자 실체지! 이건 진정으로 만계를 꿰뚫는 거대한 공정이야!”
세계수 묘목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변화하고 있었다. 단순히 에너지를 흡수해 자신을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아예 자신과 이 광대한 우주 사이의 연결 자체를 다시 짜고 있었다.
그것이 발산하는 기운은 점점 더 거대해지고 더욱 견고해졌으며 마치 만계의 본원에 뿌리를 두고 무한한 시공을 지배하는 고대의 위엄을 되살리는 듯한 기세였다.
이천후의 심신은 격렬히 뒤흔들렸고 머리 위 세계수 묘목에서 흘러나오는 거대한 의념에 압도되었다. 그 의념은 천지를 가르며 창세의 세계를 여는 광대무변한 기운을 품고 있었고 그 일각만으로도 그의 영혼을 떨리게 하며 태고의 황량한 대지를 엿보게 했다.
그제야 그는 비로소 금빛 새끼 사자가 말했던 ‘주천을 꿰뚫는다’는 말이 어떤 차원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전설 속의 통천건목의 말로 다 할 수 없는 위대한 힘은 도대체 어느 정도일까? 그것은 우주의 본체조차 뒤흔들 만한 존재였던 것이다.
“만약 정말 저 묘목이 전설 속처럼 만계를 떠받치는 높이까지 성장할 수 있다면...”
이천후는 가볍게 흔들리는 묘목을 바라보며 눈 속에 동경과 희망이 비쳤다.
“정말로 저 지고한 선계의 장벽조차 다시 꿰뚫을 수 있게 되는 걸까?”
금빛 새끼 사자의 눈동자에 아득한 빛이 스쳐 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