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 어린 묘목의 형상은 어딘가 심상치 않았다.
뿌리가 흙에 박히기는커녕 마치 살아 움직이는 생물처럼 주위 공간의 장벽을 뚫고 깊숙이 파고들어 있었으며 수없이 많고 정교하며 질긴 뿌리들이 허공 속을 뱀처럼 뒤엉키며 퍼져나갔고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무언가를 탐욕스럽게 흡수하고 있었다. 마치 저 무한한 허공이야말로 이 나무가 자라기 위한 진정한 비옥한 토양인 양 말이다.
잎의 형태 또한 기이했다. 평범한 타원형이나 침형이 아니라 마치 미세한 별처럼 둥글고 완전한 구형을 이루고 있었고 수많은 미소한 성운처럼 생긴 잎들이 여린 가지 끝에 달려 있었으며 그 하나하나가 부드럽고 고요한 고대의 광채를 머금은 채 빛나고 있었다.
그 표면은 매끄럽지 않고 경이롭고 심오한 천연의 무늬로 가득 덮여 있었다. 무늬는 제각기 달랐으며 어떤 것은 성하의 소용돌이 같았고 어떤 것은 대도의 부문 같았으며 또 어떤 것은 태고의 신마의 토템을 떠올리게 했다. 게다가 잎 하나하나가 마치 우주의 이치를 담은 무한한 신비를 머금은 선천의 부적과도 같았다.
비록 전체적인 묘목은 작고 여리지만 그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허공에 뿌리를 내리고 별을 잎처럼 피워내며 만계를 관장할 수도 있을 듯한 무상의 위엄을 풍기고 있었다.
그것은 고요히 이천후의 머리 위에 떠 있으면서 수억 줄기의 청백색 광휘를 드리웠고 이는 이천후의 몸속에서 용처럼 포효하며 쇠처럼 단단한 강기와 서로 어우러져 보는 이로 하여금 마치 원시의 고대화첩을 펼쳐 본 듯한 강렬한 생명과 힘의 장면을 그려내고 있었다.
화르르르...
묘목의 주간이 가볍게 윙윙 울리더니 가느다란 가지들과 구형의 잎들이 바람 하나 없는데도 저절로 흔들리며 물결쳤다. 마치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난 신령이 천천히 사지를 뻗는 것처럼 나무 전체가 생명력을 머금은 유연한 움직임으로 몸을 펼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성장이 보이지 않는 어떤 경계에 도달하자 갑작스레 기이한 변혁이 일어났다.
허공 깊숙이 박혀 있던 수많은 뿌리들은 마치 잠들어 있던 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