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욱.
방어가 강제로 꿰뚫리며 터져 나온 끔찍한 반동과 손끝에 실린 관통력의 여파가 동시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망치가 되어 김치형의 가슴팍을 정통으로 내리쳤다.
그의 장대한 몸체가 벼락에 맞은 듯 움찔 떨렸고 억눌러온 피맛이 결국 목구멍까지 거칠게 치밀어 올랐다. 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꽉 다문 입술 사이로 한 줄기 눈부시도록 붉은 피가 천천히 흘러내렸고 뜨겁게 타오르는 신염에 비쳐 그 선혈은 더욱 섬뜩하고도 극적인 광경을 빚어냈다.
“좋습니다!”
“역시 전하다운 신위세요!”
“과연 대요의 진룡입니다!”
멀리서 지켜보던 무리 속에서 산을 흔드는 듯한 환호와 경탄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치형이 누구던가. 비선성에서 고천교의 도무 성자를 참살하고 마혈 속에서 신격을 얻은 절세의 흉신이었으며 그의 전력은 이미 무수한 생령에게 흔들림 없는 정점으로 각인되어 있었다.
그런데 지금 대요 황실의 황자 앞에서 그 무시무시한 전신이 불과 전광석화의 교전 속에 상처를 입었다. 그의 입가에서 흘러내린 그 한 가닥 피줄기는 고요한 호수에 던져진 거대한 바위처럼 보는 이들의 마음속에 천둥 같은 파문을 일으켰다.
서태극이 보여주는 전력은 더는 강하다라는 말로는 부족했다. 그것은 또래의 천교들에게는 숨조차 막히게 만드는 절대적인 억압이었다. 움직임 하나 손짓 하나마다 황위가 넘실거렸고 천붕 초속보은 귀신조차 헤아릴 수 없으며 방어를 꿰뚫는 힘은 썩은 나무를 부수듯 손쉽게 무너뜨렸다.
그렇게 대요 황실 최강 천교라는 이름은 이제 단 한 점의 의혹도 없이 모두의 가슴속에 깊은 경외로 새겨졌다.
쿠오오오...
전장 중심에서 김치형이 거칠게 입가의 피를 닦아냈다. 그러나 그의 눈빛에는 조금의 위축도 없었고 오히려 전의가 불길처럼 치솟아 극점에 도달했다.
더 거칠고 폭렬한 기세가 몸속에서 솟구쳐 하늘로 치달았고 그는 전례 없는 압박을 온몸으로 느끼면서도 피가 끓어오르는 듯한 열정과 함께 전력을 다해 맞설 수 있는 진정한 강적을 만났음을 직감했다.
“그래, 어디 한번 실컷 싸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