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극은 뼛속 깊이 느낄 수 있었다. 황도룡기의 천 겹 단련을 거쳐 강철보다 견고해진 자신의 신골마저 미세하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전신을 흐르는 영맥에서는 뜨겁게 타오르는 듯한 작열의 고통이 몰려오고 있었다.
이대로 억지로 기세를 밀어붙인다면 김치형이 먼저 무너지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의 도체가 먼저 갈라져 산산히 붕괴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황자의 오만과 전사의 의지가 그를 멈추게 하진 않았다.
서태극은 여전히 천붕질풍을 극한까지 몰아붙이며 허공 가득 수많은 허실이 교차하는 잔상을 남겼다. 그 하나하나는 실체와 다름없는 황도의 위압을 내뿜었고 내리꽂히는 주먹마다 천지의 영기를 쏟아부어 마치 억겁의 폭우처럼 퍼부었다. 그의 공격은 분노한 파도가 밀려오듯 끊임없이 이어졌다.
“허억... 허억...”
산맥이 무너져내린 바위더미 속에서 김치형은 다시 몸을 일으켰다. 온몸이 피로 물든 처참한 몰골이었지만 그의 두 눈에는 여전히 꺼지지 않는 불굴의 불꽃이 활활 타올랐다.
그는 고개를 번쩍 들더니 입가의 피와 광기를 뒤섞은 섬뜩한 웃음을 그려냈다.
“나 김치형한테 항복하라고 했어? 서태극, 차라리 당장 날 죽이는 편이 훨씬 나을 거야!”
그가 내뱉은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장이 돌연 변했다.
김치형의 두 눈에서 찬란한 신광이 폭발하듯 터져 나오며 안와 속에서 허공을 태워버릴 듯한 두 개의 용융금빛 태양이 미친 듯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단순한 시력이 아니었다. 화족이 태고로부터 계승해 온 만법을 꿰뚫고 본원을 꿰뚫어내는 궁극의 비전 ‘화안금정’이었다.
“파망!”
마치 화신이 직접 명을 내리는 듯한 고대 언어가 울려 퍼지자 두 줄기의 극광이 폭발적인 기세로 쏘아졌다. 그것은 광란의 영기 폭류와 하늘을 덮는 폭우조차 꿰뚫어내며 서태극의 수많은 허실을 뒤섞은 잔영을 단번에 무시해버렸다.
화안금정의 시야 속에서 모든 것은 ‘투명’해졌다. 웅장하게 요동치는 무수한 잔상 속에서도 그 중심에 흐르는 황도룡기의 흐름은 명백히 갈라져 보였다.
그리고 천자신권과 천붕질풍을 동시에 전환하던 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