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68장

혈맥과 경락이 은하처럼 흐르며 다시 짜여졌고 황도의 용기가 백천의 강물처럼 모여들어 새로운 육신을 채워갔다. 잠시도 되지 않아 황금빛 황포를 걸치고 자색 금관을 쓴 냉정한 얼굴을 지닌 서태극의 완전한 육신이 허공에 다시금 우뚝 섰다. 그의 온몸에서 황위의 기운이 흘러나왔고 비록 숨결은 조금 흐트러졌으나 그 강대한 위세는 여전히 주변을 압도했다. 이것이 바로 절세 천교의 저력이었고 무상의 보물이 가진 하늘을 거스르는 힘이었다. 서태극과 같은 존재에게 육신의 파괴란 결코 끝이 아니다. 핵심 신혼이 온전히 남아 있는 한 세계황주와 같은 신물이 곁에 있다면 도체의 재구성 따위는 그저 손가락을 까딱일 일에 불과하다. 마치 태고 신족의 전설처럼 한 방울의 피에서 다시 태어나고 한 줄기 혼백에서 다시 몸을 빚어내는 것, 그 생명력은 이미 범속의 생사 경계를 훌쩍 넘어 있었다. “전하!” “오라버니!” 서태극이 실제로 부활하는 광경에 대요 황실 진영은 환호와 감격으로 터져 나왔다. 지켜보던 수많은 생령들 역시 경탄을 감추지 못했으나 과하게 놀라지는 않았다. 천로란 곳은 천만 세계의 정점을 모아둔 길이었다. 그 길 위에서 역천의 보신 패를 지닌 절세 천교가 있는 것은 결코 드문 일이 아니었으며 특히 지존연맹의 고대 천교들이 얼마나 까다로운 존재인지도 모두가 알고 있었다. 서태극은 주변의 소란에는 귀 기울이지 않았다. 그의 눈은 오직 멀리 창에 몸을 의지한 채 거친 숨을 고르며 마찬가지로 막대한 소모를 겪은 김치형만을 정조준하고 있었다. “김치형, 방금 네가 펼친 게 혹시 명계의 금기 ‘제신황혼’이야?” 그의 음성은 차갑게 울렸다. “그건 원래 신성을 겨누고 빛의 권좌를 매장하는 무상의 멸법이라 내 천자신권을 정면으로 제압하는 기술이지.” 그는 말을 멈추더니 입가에 복잡하면서도 담담한 쓴웃음을 떠올렸다. “신통이 서로를 제어하는 것은 곧 천명이야. 나 서태극은 억울하지 않아. 오늘의 패배를 기꺼이 인정하마.” 마지막 한마디는 대지를 울릴 만큼 무겁게 떨어졌고 황자의 호탕한 기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