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 몇몇 인품이 괜찮은 손님들은 떠나기 전에 조용히 탁자 위에 선정을 두고 갔다. 그러나 다른 일부는 아예 기회를 틈타 발바닥에 기름칠을 하고는 인파 속에 섞여 줄행랑을 쳐버렸다.
주점 주인은 그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며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사라진 건 그냥 돈이 아니라 귀중한 선정이 아니던가. 그는 발을 동동 구르며 입술을 파르르 떨었으나 끝내 쫓아가지는 못했다.
혹여나 자신이 눈에 거슬리는 행동을 했다가 김봉의 심기를 거스르면 이 작은 주점은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고 자신 또한 목숨을 건지기 어려우리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 방금 전까지만 해도 북적이던 주점은 순식간에 쓸쓸한 죽음 같은 정적에 잠겼다. 여덟 개 탁자에 앉아 있던 손님들이 모조리 사라져 버린 것이다.
타는 듯한 공기 속에는 이제 금휘 용병단 여섯 명이 내쉬는 거친 숨결만 남았는데 그 음산한 정적 한가운데에서 오히려 세상과 단절된 듯 여전히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두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주변의 소란쯤은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는 태도로 차분히 탁자 위의 소박한 음식을 먹고 있었다.
그 둘은 기운부터가 판이하게 달랐으나 함께 앉아 있으니 묘하게 하나의 완결된 풍경을 이루고 있었다. 바깥쪽에 앉은 이는 회색 포의 장삼을 입은 하인으로 허리는 굽었고 낡아 바랜 배낭을 비스듬히 등에 걸치고 있었다.
안쪽 벽에 등을 기대고 앉은 이는 눈부신 흰빛 비단옷을 걸친 청년이었다. 멀리서 보면 한눈에 귀공자처럼 보였지만 얼굴은 만년 현빙으로 빚어낸 듯 싸늘하고 고요했다.
눈빛은 그윽했고 눈동자는 깊은 가을 호수 같아 곧장 빠져들 것만 같았다. 곧게 뻗은 콧날, 연분홍빛이 은근히 감도는 입술, 그리고 피부는 마치 최상급 백옥처럼 고결하여 티끌 한 점 없었다.
그 얼굴은 성별의 경계를 초월한 절세의 미모였다. 숨이 막힐 만큼 아름다우면서도 동시에 얼어붙은 듯 차갑고 아득했다.
특히 눈빛은 너무 맑아 남의 속을 비춰내는 듯하면서도 끝내 닿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