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의 사나운 황소 같은 눈이 하얀 옷의 여인에게로 들러붙었다. 젖은 옷자락에 드러난 매혹적인 곡선, 가늘고 유연한 허리, 둥글고 탄력 있는 엉덩이선, 그리고 가슴 앞에 어렴풋이 드러나는 곡선까지. 그녀의 몸매가 치명적인 유혹을 발산하고 있었다.
김봉은 입을 벌린 채 목젖이 힘겹게 들썩였고 조금 전의 분노와 수치를 모조리 잊어버린 듯했으며 눈 속에 오직 원초적인 소유욕만 남아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탐욕스럽게 노려보다가 김봉은 간신히 정신을 가다듬었고 갈라진 입술을 혀로 축이며 얼굴에 추잡한 미소를 억지로 걸어 올렸다. 그의 탐욕에 물든 시선이 여인의 전신을 할퀴듯 훑고 지나갔다.
“헤헤헤. 몸매도 아름답고 혼을 쏙 빼놓을 절세의 요물이 따로 없네! 네가 이렇게 예쁘게 생긴 걸 봐서 오늘은 내가 큰 도량을 발휘해 네 늙은 하인하고는 일일이 따지지 않겠어. 하지만...”
그는 성큼 앞으로 나서며 뻔뻔스럽게 여인의 몸을 위아래로 훑었다.
“앞으로 나만 믿고 따라와. 내가 호화스럽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게 해줄게. 맛난 것도 좋은 것도 모두 네 차지가 될 거야. 영광과 부귀를 다 누리게 해주마. 헤헤헤...”
그러나 추잡한 강요 앞에서도 여인의 표정은 여전히 얼음처럼 차갑고 잔잔했다. 주변의 소란과 더러움이 그저 빙산 위의 먼지처럼 무의미하게 흩날릴 뿐이었다.
그녀는 눈빛 하나 흐트러짐 없이 오히려 담담하게 고개를 숙였다.
“과분한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다만 저는 틀림없는 남자입니다. 여자가 아니에요. 저희는 아직 급한 볼일이 있어 오래 머무를 수 없습니다.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그녀는 다시 한번 김봉을 향해 두 손을 모아 우아하게 예를 표했고 이어 옆으로 몸을 돌려 그의 곁을 지나가려 했다.
“멈춰!”
김봉이 험악하게 웃으며 길을 막아섰다.
“네가 남자라고? 좋아! 그럼 증명해 봐. 암놈이든 숫놈이든 벗겨봐야 알 거 아니야! 당장 내 앞에서 옷을 벗어! 그래야 내가 확실히 알 수 있지 않겠어?”
“그래! 벗어! 벗어서 보여 줘!”
“하하하! 빨리 벗어! 여인네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