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몇 초 사이 명성이 자자한 금휘 용병단의 여섯 명 중 다섯 명이 단숨에 목숨을 잃었고 살아남은 것은 오직 김봉뿐이었다.
그는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고 사납던 얼굴은 종잇장처럼 새하얗게 변해 있었다. 공포가 짙게 덮인 그는 이미 살고자 하는 본능에 휘둘리고 있었고 결국 다리가 풀려 ‘퍽’ 소리를 내며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사... 살려주십시오!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그는 미친 듯이 이마를 연거푸 땅에 박았고 금세 살이 터져 얼굴이 피범벅이 되었으며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소인이 눈이 멀어 귀인을 몰라뵈었습니다! 죽어 마땅합니다! 하지만 제발 한 번만 살려 주십시오. 개 같은 목숨이라도 건져 주십시오! 제발요!”
황보재혁은 김봉 앞에 창처럼 곧게 서서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갑고 단 한 점의 온기도 없었으며 마치 역겨운 오물을 내려다보는 시선이었다.
“약한 자만 짓밟고 사람들을 괴롭히는 이런 쓰레기 같은 것들이 살아 있는 건 이 세상의 ‘공정’이라는 단어를 모독하는 것에 지나지 않아.”
말이 끝나자 황보재혁의 오른손이 천천히 치켜올라갔고 그의 손바닥에 음산한 흑광이 응축되며 서늘한 기운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단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는 김봉의 정수리를 향해 내려찍었다.
“안 돼!”
김봉은 목이 졸린 닭처럼 비명을 내질렀다.
퍽.
잘 익은 수박을 쇠망치로 내려친 듯한 소리와 함께 그의 몸은 순간적으로 굳어 버렸고 이내 힘이 빠져 축 늘어진 거구가 바닥에 고꾸라졌다. 그는 단 한 번 비명을 지른 후 영영 다시는 소리를 내지 못했다.
주점 주인과 점원은 커튼 뒤에 몸을 숨기고 있었고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으나 역한 구역질이 치밀어 올라 거의 토할 지경이 되었다. 그들의 눈에 오직 끝없는 공포만 남아 있었다.
...
하얀 옷의 여인은 눈앞에서 번개처럼 일어난 이 피비린내 나는 참극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얼음처럼 차갑던 얼굴빛이 처음으로 희미하게 변했는데 예쁜 눈썹이 아주 조금 찌푸려졌고 시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