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럭. 꿀럭꿀럭...
순간 깊은 잠에 빠져 있던 거대한 고래가 입을 벌린 듯 세계수의 뿌리에서 끔찍한 흡력이 폭발하더니 선양 성수가 순식간에 끓어오르며 뒤집히고 사납게 파도쳤다.
하늘을 찌를 듯한 지양의 정기가 마치 제방이 무너져 쏟아지는 홍수처럼 가느다랗게만 보이는 그 뿌리들에 의해 미친 듯이 삼켜졌다.
바람과 천둥 같은 굉음이 허공에서 울려 퍼지며 무지갯빛 광막으로 둘러싸인 공간 전체가 거대한 에너지의 격류로 요동쳤다. 만약 그 광막이 없었다면 이 끔찍한 기세는 틀림없이 천기 선원을 통째로 뒤흔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엄청난 양의 선양 성수가 빨려 들어가자 마침내 이 무상의 신물이 진정한 탈태를 시작했다.
줄기가 부풀며 치솟고 가냘프던 가지들이 굵어지기 시작했고 더 많은 뿌리들이 줄기 아래에서 뻗어나가 허공 깊숙이 내려찔렀으며 새 잎사귀들이 우후죽순처럼 줄기 곳곳에서 돋아나 활짝 펼쳐졌다.
그 하나하나의 새잎은 마치 가장 순수한 비취로 조각된 듯 맑고 투명했으며 잎맥마다 신비로운 도의 무늬가 흐르고 보는 이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원초적인 생명의 숨결을 뿜어냈다.
세계수는 선양 성수의 영양을 받으며 마치 뼛속까지 바뀌는 환골탈태의 진화를 겪고 있었는데 흘러나오는 생명의 기운은 이전보다 열 배는 강했다.
이천후의 가슴은 격동하며 눈을 떼지 못한 채 이 광경을 바라보았다. 세계수와 자신 사이의 연결이 점점 더 깊고 강해지는 것이 느껴지자 그의 심장은 벅찬 전율과 환희로 요동쳤다.
‘됐어! 세계수가 드디어 다시 깨어났어!’
세계수의 뿌리가 마지막 한 방울의 선양 성수까지 빨아들였을 때 이 놀라운 탈태의 과정은 서서히 가라앉았다.
지금의 세계수는 더 이상 초라한 한 자 남짓의 어린 묘목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천후의 식해와 현실이 맞닿은 신비한 공간 속에서 우뚝 서 있었고 높이는 이미 세 자를 훌쩍 넘어섰다.
본래 하나뿐이던 줄기는 이제 용처럼 뒤틀리며 굵어졌고 몸체를 타고 흐르는 혼돈의 신광은 마치 하나의 작은 세계를 떠받치는 듯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