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2화

“이건 무슨 소시지에요? 너무 맛있는 것 같아요.” 연정이 갑자기 소시지를 들고 유하연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이렇게 맛있는 소시지는 처음 먹어봐요. 진짜 너무 맛있어요. 엄마도 먹어봐요.” 연정이가 소시지를 내밀자 유하연은 어쩔 수 없이 한 입 베어 물었다. 하지만 한 입만으로도 이게 뭔지 알 수 있었다. 바로 예전에 유하연이 가장 좋아하던 소시지였다. 이 소시지 가게는 맛이 특이해서 금방 망해버린 가게였다. ‘십몇 년 전 소시지 레시피를 오빠가 찾아냈다니. 그래서 손님들이 하나같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거구나. 붕어빵이랑 함께 파는 이 소시지, 그냥 평범한 게 아니야. 소시지 안에 들어간 재료가 수백, 수천 가지는 될걸...게다가 가격까지 저렴하다니... 그냥 길거리에 돈 뿌리는 거랑 뭐가 달라. 줄 서지 않는 사람이 바보인 거지.’ 거의 11시가 다 돼가자 점점 사람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유도경은 반죽이 다 떨어졌다는 이유로 장사를 접었고, 적잖은 손님들이 아쉬워하며 발길을 돌렸다. “식자재 아직 안 왔어?” 유하연은 품에서 잠든 연정을 바라보다가 부정빈에게 물었다. 부정빈이 입구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 오고 있어.” 유하연이 잠깐 침묵하다가 물었다. “지금이라도 팔 거야?” “팔지 말까?” 부정빈은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음식을 다 준비해도 여기엔 청소하는 아줌마나 아저씨밖에 없을 것이다. 하필 이때 유도경이 와서 불난 데 기름을 부었다. 그는 온종일 바빴는데도 여전히 깔끔해 보였다. 옷에는 조금의 때도 묻지 않았고, 편안하고 여유로운 모습은 막 장사를 끝낸 사람 같지 않았다. 오히려 어느 5성급 호텔에서 막 나온 것 같았다. “내가 이겼어.” 유도경은 결제 코드를 보여주며 부정빈을 향해 도발적인 표정을 지었다. 부정빈은 화가 나서 거의 폭발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자기 실수 때문에 생긴 일이어서 결국 참을 수밖에 없었다. “이거 받아.” 유도경은 유하연에게 붕어빵 하나를 쥐여주면서 문상훈과 함께 이곳을 떠났다. 유하연은 손에 든 붕어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