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았어, 조심할게.”
유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문득 유도경의 일이 떠오른 유하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유도경이 오빠를 의심한 건 아니야?”
혹시라도 유도경이 김성호를 독사파로 오해하면 곤란했다.
“아, 그럴 리가 없잖아.”
김성호는 머리를 긁적이며 순진한 표정을 지었다.
“유 대표는 이미 내 신분을 다 알고 있었어. 내가 잠입했을 때도 유 대표가 심어둔 다른 첩자랑 손잡으며 서로 도운 적도 있었거든.”
“그랬구나.”
유하연은 그제야 지난번 유도경과 괜히 다툰 일을 떠올리며 입술을 씰룩였다.
‘혹시 그저 나를 떠본 것뿐이었나? 내가 성호 오빠를 더 믿어서 괜히 화가 난 건가?’
“정말 유치하네.”
유하연이 무심결에 중얼거렸다.
5년 만에 다시 만난 유도경은 예전보다도 더 예측 불가였고 가끔은 말도 안 되는 짓을 해서 사람을 놀라게 했다.
“아, 맞다.”
김성호는 그녀의 미묘한 표정은 눈치채지 못한 채 말을 이었다.
“이번에 사람들을 꽤 데려왔어. 방씨 가문은 쉽지 않은 상대니까 거래할 때 꼭 날 불러. 무슨 일이 생기면 내 사람들이 네 경호팀보다 훨씬 잘 싸울 거야.”
그 말에 유하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서둘러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성호가 돌아간 뒤 유하연은 다시 업무에 몰두했다.
퇴근 무렵 강아람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떠보는 듯한 강아람의 말투에 유하연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의심 안 했으니까. 다만 떠나기 전에 그 여자를 꼭 찾겠다고 강조하기는 했어. 너 정말...”
유하연은 멈칫하며 웃었다.
“네가 괜한 풍파를 불러일으켰네.”
“그 인간 머리가 이상한 거지!”
강아람은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쳤다.
“겨우 한 번 잔 거 가지고 뭘 그렇게 집착하는 거야? 내가 신경 안 쓰는데 뭘 그리 목매냐고! 그냥 아무 일 없었던 척하면 되잖아!”
“그런데 왜 너도 그렇게 신경을...”
유하연은 무심코 진심을 내뱉다 황급히 입을 막았다.
그녀는 누구보다 강아람을 잘 알고 있었다.
정말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강아람은 애초에 김성호의 소식 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