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하연은 전시회장에서 유채린을 마주칠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한눈에 보니 예전보다 훨씬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얼굴에 생기가 사라진 유채린의 모습은 유하연과 또래임에도 불구하고 더 늙어 보였다. 마치 유채린만 세월이 훌쩍 더 흘러버린 듯한 인상이었다.
“보아하니 요즘 사는 게 그리 편하진 않은 모양이네.”
유하연은 연정을 자기 뒤로 감싸며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말했다.
잠시의 정적이 흐르고 파리한 얼굴을 한 유채린의 눈빛이 칼날처럼 매섭게 빛났다.
“다 네 덕이지.”
이를 악물며 뱉어내는 그녀의 목소리는 더욱 날카로워졌다.
“네가 우리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었어. 결혼했는데도 가만히 있지를 못하게 하잖아. 윤재 씨는 여전히 너를 못 잊어서 뭐든 너랑 비교하고 내가 뭘 해도 그 사람 눈에는 차지 않아. 그리고 네 아이...”
유채린의 시선이 곧장 연정에게 꽂혔다.
단정하게 차려입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연정을 보니 유채린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유채린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그녀의 곁에는 아들 심태하가 있었다.
지난번 만났을 때보다 몸집이 훨씬 불어나 있었다.
예전엔 그나마 윤곽이 보이던 얼굴이 이제는 살에 파묻혀 눈, 코조차 알아보기 힘들었다.
입은 바쁘게 초콜릿을 씹고 있었고 거대한 몸은 네 명의 경호원이 붙들어야 겨우 움직일 수 있을 정도였다.
그 모습을 본 유하연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도대체 아이를 어떻게 키우길래 이 모양인 거지? 이 정도로 만든 건 전적으로 부모 책임일 텐데...’
그 순간 유하연의 표정을 읽은 듯 유채린이 발끈했다.
“그 눈빛은 무슨 뜻이야? 우리 아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아? 나처럼 그림 실력이 뛰어나서 상 받고 이 전시회에 초대된 거야. 반면 두 사람은...”
이어 유채린은 연정과 유하연을 번갈아 쏘아보며 비웃음을 터뜨렸다.
“저만한 꼬마가 무슨 자격으로 왔겠어? 상을 받았다는 건 말도 안 되고... 역시 돈이 좋긴 한가 봐?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남의 자리를 돈으로 사들이다니...”
유채린은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