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0화

사람들은 자신들이 방금까지 오해했다는 걸 깨닫고 앞다투어 사과의 말을 건넸다. 유하연과 연정은 작은 일로 트집 잡는 성격이 아니었기에 너그럽게 받아주었고 오히려 대범하고 단정한 태도가 또 한 번 호감을 샀다. “그쪽은요?” 주최 측 책임자가 여전히 입을 꾹 다문 유채린을 보며 말했다. 유채린은 유하연의 비웃는 듯한 얼굴과 볼을 불룩 내밀며 화를 꾹 참는 연정을 번갈아 보며 끝내 미안하다는 말은 입 밖으로 뱉지 못했다. 그녀는 결국 콧방귀를 뀌듯 말했다. “누가 예상이나 했겠어? 이렇게 어린아이가 대상이라니... 분명 뒷배가 있거나 돈을 쓴 거겠지.” 유채린이 여전히 그런 말을 꺼내자 책임자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 들끓었다. “말이 너무 심하네! 이 대회는 철저히 익명 심사야. 심사위원은 물론이고 시민 평가단까지 무작위로 뽑아서 진행했는데 그걸 모조리 부정하는 거야?” “당장 사과해! 대체 누구길래 이렇게 무례한 거야?” 책임자도 어두워진 안색으로 말했다. “어느 수상자의 부모님이시죠? 아이가 상을 받았다면 분명 훌륭한 자질이 있었을 텐데 어떻게 이런 부모 밑에서 재능을 꽃피웠을지 상상이 되지 않네요. 오히려 아이가 불쌍하게 느껴져요.” 그의 시선이 옆에서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초콜릿만 먹고 있는 심태하에게 향했다. 이 대회에서 수상한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남다른 노력을 하고 비범한 재능을 지닌 인재일 터였다. 그런데 부모가 이 모양이라면 설령 재능이 있다고 해도 망가질 수밖에 없었다. “나는... 다... 당신이 뭔데 간섭이야!” 책임자의 말을 듣는 순간 유채린의 눈빛이 흔들리며 괜히 객기만 부리며 손발을 허우적거렸다. 그 모습은 너무도 수상쩍었고 책임자의 눈에도 의심이 번뜩였다. “풋...” 바로 그때 유하연이 손에 들고 있던 핸드폰을 거두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사실 처음 유채린을 보았을 때부터 이미 짐작은 하고 있었다. 심태하가 어떤 사람인지 유하연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설령 그림에 재능이 조금 있다고 해도 유채린 같은 엄마 밑에서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