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태하의 비명이 들리자 유채린은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말할게! 그만 때려. 말하면 될 거 아니야.”
고현우는 어깨를 으쓱하며 싫증 난 표정으로 심태하를 한쪽에 내버려 두고는 유도경 뒤로 물러섰다.
“스노 마을에 있어.”
유채린이 이를 꽉 깨물면서 말했다.
“삼각지대에서 넘어와서 이곳 날씨가 적응 안 된다면서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외진 곳이 필요하다더니 결국 그곳에 머무르기로 했어.”
“스노 마을이라...”
유하연은 혼자 중얼거리며 손가락으로 의자 등받이를 가볍게 두드렸다.
그곳은 경진 시에서 일정한 거리가 있었으나 그렇게 멀지 않았다. 이웃 도시에 있는 작은 마을이었는데 차량으로 여섯 시간 정도 걸렸다.
다만 그곳은 연중 기온이 낮아 눈이 자주 내렸고, 특히 지금은 겨울철에 접어든 시기라 이미 영하의 날씨였다.
이후로 유채린한테서 더 이상의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유채린은 멍청해서 시키는 대로만 할 줄 알았지. 독사나 그의 부하들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성세은과 독사가 유채린을 선택할만했네.”
유채린과 심태하가 고현우에 의해 끌려가는 모습을 보며 유하연이 불만 섞인 말투로 말했다.
“이용하기 딱 좋은 스타일이잖아. 알아서 모든 책임을 떠안는 걸 보니.”
쓸모 있을 때는 실컷 이용하고, 쓸모없어지면 바로 버려도 손색없는 존재였다.
이번에 유동민이 물러서지 않았다면 유채린한테서 아마 스노 마을의 정보조차 알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유도경은 유하연을 힐끔 쳐다보다가 부하에게 유채린을 잘 지켜보라고 했다.
“왜 보호하는데?”
유하연은 턱을 괴고 의자에 기댄 채 다소 편안한 자세로 하품하면서 말했다.
“지금까지도 남매의 정을 생각하다니. 정말 감동해서 눈물 날 지경이네. 참으로 대단해.”
어젯밤 잠을 이루지 못해 유하연은 졸리고 몽롱한 상태였다.
졸린 유하연의 모습을 바라보던 유도경은 미간을 찌푸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바로 없애버리면 앞으로 이용할만한 사람이 없어지는 거잖아.”
유채린을 이용하는 것은 유동민 혹은 성세은을 이용하는 것보다 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