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유하연 씨와 유도경 씨 사이의 관계를 알고 있어요. 제 약초를 유하연 씨한테 줬다는 것도 알고 있고요. 유하연 씨, 그 약초는 저한테 특별히 소중한 건데 돌려주시면 안 될까요? 유하연 씨가 분명 거절하지 않으실 거라 믿어요.”
겉으로는 매우 공손한 말투임에도 불구하고 소름 끼치도록 섬뜩했다. 심지어 알 수 없는 위압감이 느껴져 유하연을 몹시 불편하게 만들었다.
“무슨 약초요?”
유하연은 피식 웃으며 팔짱을 낀 채 의자에 기댔다.
“지금 저희 할머니를 해친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는 거예요?”
독사의 목소리는 마치 그의 코드네임과 같이 음산한 느낌이었다.
“이미 알고 있는 줄 알았어요.”
“전에는 단순히 추측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확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유하연의 어두운 목소리는 마치 상대방을 지옥으로 끌어들이려는 듯했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예요! 삼각지대에 있으면서 왜 저희 할머니를 노린 거냐고요.”
“하하하하하...”
유하연은 이번에 휴대폰을 귀에서 멀리하지 않고 오히려 꽉 쥐고 있었다. 그녀는 마음속의 분노를 거의 억누르지 못할 지경이었다.
“지금 제가 미워죽겠죠? 할머니 대신 복수한다고 저를 죽이고 싶죠?”
독사의 목소리는 뭔가 이상한 유혹을 띠고 있는 것이 마치 유하연 머리 위에 매달린 단두대 칼날과도 같았다.
“어떻게 죽었는지 알고 싶어요? 죽기 전에 무슨 말을 했는지도 알고 싶냐고요. 유동민한테 연락해서 방시안한테 시키라고 했는데 그냥 한심한 바보더라고요. 그 늙은이한테 들켜서 죽이기는커녕 오히려 역공으로 당할 뻔했잖아요. 처음부터 그 사람을 믿지 않아서 다행이었어요. 결국엔 제 계획대로 늙은이가 죽어버린 거 아니겠어요? 죽을 때 장면이 얼마나 웃겼는지 알아요? 들려드릴까요?”
독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마치 독액처럼 유하연의 심장에 서서히 스며들었다. 유하연은 거의 질식할 것 같아 다른 한 손으로 가슴을 꽉 누른 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이를 너무 꽉 깨문 탓인지 바득바득 소리가 나기도 했다.
“듣고 싶어요? 그런데 어쩌나? 지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