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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8화

“난 괜찮아.” 겨우 정신을 가다듬은 유하연이 낮은 목소리로 유도경을 달랬지만 유도경은 입술만 꾹 다문 채, 말없이 그녀를 꼭 끌어안고 있었다. 유하연은 그의 어깨를 살짝 두드리고서야 고개를 들었다. 고현우가 뒤에서 걸어 나왔기 때문이다. 그는 유도경의 앞에 가서 고개를 숙이고는 공손하게 서 있었다. “고 비서님이셨군요.” 유하연은 안도하며 말했다. 일촉즉발의 상황에 고현우가 도착해서 다행이었다. 아마도 유도경이 설치해 둔 경보 장치 덕분에 바로 온 것 같았다. 조금만 늦었어도 유하연은 내일에 해 뜨는 걸 다시는 못 볼 수도 있었다. 유도경은 고현우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조금 진정한 듯, 유하연을 잡고 일어났다. 유하연은 손이 너무 꽉 쥐어져 있는 게 불편해서 움직이려 했으나 아무리 움직여도 움직일 수가 없어 유도경을 한 눈 쳐다봤다. 하지만 상대방이 잔뜩 긴장한 걸 보자 그녀는 더 이상 버둥대지 않았다. 두 사람이 김희영 앞에 섰을 때, 그녀의 상태는 좀 이상했다. 김희영은 칼에 박힌 손목을 움켜쥔 채 얼굴이 붉은 데서 보라색으로 변해갔고, 새까맣게 변해버린 입술에서는 곧 검은 피가 흘러나왔다. “너... 너... 네 놈이...” 김희영은 유도경의 뒤에 선 고현우를 향해 독기 어린 눈빛을 보냈지만,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검은 피를 토하며 심하게 경련하더니, 눈동자가 흰자위로 뒤집혔다. 곧 죽을 사람처럼 말이다. “독이야.” 유하연이 얼굴을 찌푸렸다. 김희영의 모습을 보면 조금 전처럼 연기하는 건 아닌 것 같았다. 그녀는 자세를 낮춰 상처를 살펴보다가, 시선이 김희영의 손에 쥐어진 칼자루에 고정되었다. 유도경은 곧바로 돌아서서 고현우를 굳은 얼굴로 노려보았다. “어떻게 된 거야?” 고현우는 당황하며 대답했다. “저, 저도 모릅니다! 저건 제가 늘 들고 다니는 칼이었어요. 독 같은 건 없습니다.” 유도경도 고현우의 칼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위에 새겨진 문양만 봐도 그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걸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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