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2화

“임수아 씨, 서후 씨와 거리를 두셨으면 해요.” 아무런 서두도 없이 나주현은 단도직입적으로 본론을 꺼냈다. “?” 임수아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잠깐의 시간이 흐른 후 임수아는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주현 씨, 외람되지만 무슨 뜻으로 하시는 말씀인지 전혀 이해가 가질 않네요.” 나주현은 임수아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를 처음 본 순간부터 나주현의 마음속에는 억제할 수 없는 적대심이 솟아올랐다. 장문희는 나주현에게 그토록 다정했고 말 속에는 숨길 수 없는 호감까지 묻어났다. 그런데 민서후는... 고작 임수아 한 명 때문에 촬영의 남자 주인공을 그렇게 단칼에 내쫓아버렸다. 물론 그녀도 마음속으로는 민서후가 그런 쓰레기를 자신의 촬영장에 남겨두고 싶지 않아서 그랬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주현은 불안했다. 민서후가 그렇게 행동한 것에는 아주 약간이라도 임수아 본인 때문이라는 이유가 섞여 있을 것만 같았다. 나주현은 원래 미리 대비하고 선수를 치는 성격이었다. 자신의 마음속에 적대심을 불러일으키는 사람은 그 싹을 아예 잘라버리는 것을 선호했다. 나주현은 약간의 오만함이 섞인 눈빛으로 임수아를 바라보며 명령조에 가까운 말투로 말했다. “말 그대로의 의미예요. 앞으로는 촬영장에서 연기할 때를 제외하고, 사석에서는 임수아 씨가 서후 씨와 어떤 접촉도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혹시 마주치더라도, 임수아 씨가 알아서 피해 가주시고요.” “그리고 장 여사님 일도요. 임수아 씨가 장 여사님을 도와준 것에 대해서는, 민씨 가문의 미래 며느리로서 저 또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으면 좋겠네요.” “앞으로 장 여사님이 임수아 씨에게 다시 만나자고 연락하시더라도 거절해 주세요. 더는 민씨 가문과 어떤 식으로든 엮이지 말라는 뜻입니다.” “보상으로는, 수표를 한 장 드리죠. 금액은 얼마든지 쓰세요. 너무 과하지만 않다면, 맞춰드릴 수 있으니.”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 은근한 명령조가 섞인 나주현의 말을 다 듣고 난 임수아는 정말이지 참지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