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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2장

육호중의 입꼬리가 조롱하듯 씨익 올라갔다. “별 일은 아니고 우리 보스가 보고 싶어서 말입니다. 근데 의외이긴 하네요, 선생님은 참 바쁘신 몸인데 시간 관리 하나는 대단하시네요!” “육 사장이랑 비하면 난 상대도 안 되죠.” 허태윤이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쥬스 한 잔을 들어 고연화에게 건네줬다. 고연화와 안면이 있는 사이만 아니었으면 애초에 육호중과는 말 한 마디 주고 받을 생각이 없었다. 콧방귀를 뀌며 뭔가를 더 말하려던 육호중은 곁에 있던 윤혜영이 다리를 툭툭 건드리는 바람에 결국 입을 다물었다. 고연화도 사실 허태윤을 데리고 올 생각은 없었다. 허나 아저씨가 다른 남자 만나러 온다니 잔뜩 삐쳐있는 걸 어떡하나. 문제는 그의 등장으로 인해 분위기가 메말라 붙어 호중이와 혜영이가 뭔 말을 못하고 있다는 거다. 마침 이때, 여택이 허태윤에게로 연락을 걸어 왔다...... “태윤아, 너 트와일라잇이야?” 허태윤이 눈썹을 치켜들며 덤덤하게 물었다. “응, 어떻게 알았어?” 그 말에 여택이 툴툴거리며 말했다. “지훈이한테 듣지 못했으면 온 줄도 몰랐네. 와서는 우리도 안 만나주냐?” “너네 어딘데?” “우리도 트와일라잇이지. 주차장에서 네 차 보고 연락해서 묻는거잖아. 한 잔 할래?” “어느 룸이야?” “A08!” 전화를 끊은 허태윤은 육호중과 윤혜영을 보며 한참을 고민하는가 싶더니 고연화에게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저씨 택이네 룸에 있을테니까 이따가 찾으러 와.” 애송이가 육호중과 단 둘이 만나는게 아니라면 어느 정도 경계를 풀어도 됐다. 게다가 허태윤 역시 오랜 친구인 세 사람 사이에 끼어 있는게 은근히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든다는 걸 눈치채고 있었다. 고연화도 그렇다고 생각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응! 가요 그럼!” 몸을 일으키려던 허태윤이 또 한번 육호중에게 경고 아닌 경고를 날렸다. “얘기만 해요, 술은 먹이지 말고.” “그걸 굳이 선생님이 귀띔하실 필요는 없죠, 저희도 임산부에게 술은 금지라는 걸 잘 알고 있거든요! 저희가 선생님보다 보스 컨디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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