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화
맞은편에 앉은 박지훈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모두의 놀란 시선을 무시하고 탁자 위의 와인 잔을 들어 가볍게 한 모금 마셨다.
얼굴에 걸린 미소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진우야, 네가 네 아내를 돌보지도 않으니 도리어 네 작은아버지가 대신 신경 써주고 있잖아...”
박철용은 박진우를 가리키며 심각한 어조로 말했다.
“녀석!”
박철용의 꾸지람을 들은 박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한 성유리는 얼른 중재에 나섰다.
“고마습니다. 작은아버지 고마워요, 할아버지 특별히 신경 써주실 필요 없어요. 제가 알아서 해요.”
‘작은아버지’라는 단어가 귀에 닿자 와인 잔을 든 박지훈의 손이 갑자기 미세하게 멈칫했다.
이것은 성유리가 처음으로 모두 앞에서 그를 ‘작은아버지’라고 부른 순간이었다.
또한 박지훈도 성유리의 입에서 이 호칭을 처음 들었다.
묘한 것은 이 단어를 들으니 극도로 불쾌했다.
식사가 끝나갈 무렵 몇몇 남자들은 함께 술을 마셨다. 박진우와 박지훈은 모두 취해 본가를 떠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양아현과 박강훈은 어쩔 수 없이 여기에 머물러야 했다.
성유리가 택시를 부르려 할 때 박철용이 갑자기 그녀를 불렀다.
“유리야, 진우가 오늘 밤 취했으니 네가 돌봐주렴”
“하지만 할아버지...”
성유리는 온갖 이유를 대며 거절하려 했다.
“아림이가 우리 집에 있어서 돌아가서 돌봐야 해요.”
박철용이 대답하기도 전에 박강훈이 말을 가로챘다.
“엄마 친구가 우리 집에 있잖아요? 친구가 그 여자아이를 돌볼 수 있지 않아요?”
이 말에 모두의 시선이 성유리에게 집중되자 성유리는 아이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박강훈은 항상 한 방에 그녀의 약점을 정확히 찔렀다. 자기 아빠를 닮아 핵심만 찌르는 방식이었다.
이런 상황에 더 거절한다면 ‘아내’로서 예의가 아니었기에 박철용의 건강을 생각해 참고 견디기로 했다.
당분간 박진우에게 이혼을 요구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엄마, 아빠를 데리고 위로 가서 쉬어요! 오늘 밤 나는 아현 이모랑 게스트룸에서 잘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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