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화
후궁 깊은 처소에서나 시중드는 작은 여인이 전장에서 피로 물든 칼끝 아래를 지나온 냉혹한 기세를 감당할 수 없었기에 심화영의 팔을 쥐고 있던 두 계집종이 손끝을 떨며 고개를 푹 숙인 채 뒤로 한쪽으로 물러섰다.
심화영은 자세를 가다듬더니 어지럽지도 않은 옷깃을 유려하게 정리하고는 전강훈을 향해 다시금 익숙한 말투로 고개를 숙였다.
“전하, 목숨 다해 감사 올리옵니다.”
지난번과 하나 다름없는 그 말에 전강훈은 당혹한 듯 숨이 턱 막혔고 입꼬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허나 어찌 된 일인지 싸늘한 우스움이 가슴속을 스며들어 그를 사로잡았기에 그저 심화영을 힐끗 흘겨보기만 했다.
심화영은 슬며시 웃었다. 그의 눈빛 속에 백 번 돌고 또 돌아 마음을 훑는 무언가가 스며 있었고 어쩐 일인지 가슴이 요동쳤다. 두 사람의 눈빛이 찰나 스쳐 간 그 장면은 송연정의 시야에도 들어왔다. 그녀는 이를 악물었고 질투심에 눈이 돌아갔다.
심화영이 그런 짓을 저질렀음에도, 왕부의 체면을 짓밟았음에도 전강훈이 왜 여전히 그녀를 감싸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분노와 치욕이 가슴을 태우자 송연정은 이를 악물고 몸을 비틀더니 두 시녀를 향해 버럭 고함쳤다.
“놓지 못하겠느냐! 전하의 말씀이 들리지 않더냐!”
오늘 만일 심화영이 벌을 피하고 자신이 오히려 뺨 오십 대를 맞는다면 그 수치를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심화영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향해 조소 섞인 눈빛을 던지자 송연정은 잠시 멍해졌다.
‘무슨 뜻이지?’
곧이어 들려온 것은 전강훈의 싸늘한 목소리였다.
“저자에게 말한 것이 아니다.”
“들었나이까? 전하께서 아가씨께 한 말이 아니시랍니다!”
조금 전 그녀를 제지하던 시녀 하나가 코웃음을 치며 그 틈을 타 송연정의 살을 세차게 꼬집고는 더욱 거칠게 끌고 나갔다.
고통에 이가 드러나도록 얼굴을 일그러뜨린 송연정은 마치 따귀라도 세차게 얻어맞은 듯 뺨이 화끈하게 타올랐다.
심화영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그렸다. 허나 그것도 찰나였을 뿐, 곧장 고개를 돌려 안으로 발을 들

Klik untuk menyalin tautan
Unduh aplikasi Webfic untuk membuka konten yang lebih menarik
Nyalakan kamera ponsel untuk memindai, atau salin tautan dan buka di browser seluler Anda
Nyalakan kamera ponsel untuk memindai, atau salin tautan dan buka di browser seluler An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