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심화영은 믿지 못했다. 어찌 되었든 자신은 유씨 부인의 몸에서 나온 자식이었다. 유씨 부인은 고생하며 열 달을 배고 돌보아 주었고 그녀를 낳느라 목숨을 잃을 뻔했다.
‘그런 여자가 어떻게 자신의 아이를 해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이제 현실이 눈앞에 펼쳐졌고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심화영은 가슴 속에서 밀려오는 쓰라림을 억누르며 울며불며 뛰어든 여자를 바라보았다.
유씨 부인은 고윤희보다도 화려한 옷을 입고 있었지만 고윤희처럼 단정한 품위는 조금도 없었다. 그녀는 문을 들어오자마자 목 놓아 울며 눈길을 이리저리 피했다. 계속해서 심화영을 걱정하는 척했지만 정작 그녀의 눈은 마주치지 않았고 눈길은 심화영의 얼굴을 스쳐 지나가곤 했다.
자신이 한 일이 아니었기에 유씨 부인의 말이 거짓임을 알 수 있었다.
“어머니, 방금 하신 말을 다시 한번 말씀해 보세요.”
무릎 꿇고 엎드린 여자를 내려다보며 심화영은 평온한 말투로 얘기했지만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렸다.
비록 유씨 부인을 의심하고 있었지만 그동안 쌓아온 정은 진짜였다. 유씨 부인이 오늘 송연정의 편에 서며 자신을 배신하자 마음이 아프지 않을 수 없었다.
옆에 있는 송연정을 보자 그 좁은 눈 새김 사이로 드러난 것은 이를 악문 표정뿐만 아니라 깊은 만족감이었다.
그들은 원래 한패였다.
전생을 겪은 심화영은 그걸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단지 유씨 부인이 정말 자신을 죽이려 했는지 확인하고 싶을 뿐이었다.
유씨 부인은 심화영의 눈을 바라보지 못했다.
‘이 년이 왜 이렇게 다루기 힘들어졌지?’
그녀는 속으로 상황을 이 지경까지 만들며 자신까지 끌어들인 심화영을 욕했다.
하지만 송연정에게만큼은 끝내 마음을 돌릴 수 없었다.
문으로 들어서자마자 그녀의 얼굴이 그렇게 부어오른 것을 보니 마음이 찢어지는 듯했고 심화영을 더욱 미워하게 되었다. 비록 심화영의 눈빛을 마주 보지 못했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화영아, 잘못했으면 고쳐야 한다. 어미가 너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탓이다. 그래서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