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7화

송미진은 앞뒤 사정 가릴 것 없이, 서예은이 질투 때문에 서지안에게 해코지했다고 단정했다. “너 같이 알도 못 낳는 암탉이 남이 임신한 걸 보고 배가 아픈 거냐?” 송미진이 손을 들어 서예은을 때리려 했다. 서예은은 이미 대비하고 있었다. 송미진이 손을 휘두르자, 몸을 살짝 옆으로 틀어 피했다. 송미진의 손이 허공에 멈췄다. 그녀는 놀란 듯 눈살을 찌푸렸다. 평소엔 늘 순종적이던 서예은이 감히 피할 생각을 하다니. “서예은!” 정신을 차린 송미진이 이를 갈며 서예은을 쏘아보았다. 그 눈빛은 서예은을 꿰뚫을 듯 날카로웠다. 서예은은 송미진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하고 있었다. 과거 그녀는 주현진과 함께하기 위해 송미진 앞에서 착하고 순종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렇게 마음에도 없는 행동을 하고 얻은 것은 송미진의 경멸뿐이었다. 이제 주현진과 아무 관계도 없으니, 그녀는 자신의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할 수 있었다. 그녀는 다시는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여사님, 한 가지 충고하죠. 상황을 파악하기 전에 함부로 행동하지 마세요. 괜히 잘못 때렸다가 책임질 수 없을 테니까요.” “쟤 좀 봐! 어디서 저런 용기를 얻어서, 감히 내 앞에서 기고만장하게 행동하다니!” 송미진은 어금니가 부서질 듯 이를 갈며 말했다. 주현진은 미간을 찌푸린 채 서예은을 불쾌하게 쳐다보았다. 그 역시 서예은의 편을 들고 싶었지만, 그가 보기에는 아랫사람은 윗사람 앞에서 겸손하고 말을 잘 들어야 했다. 지금의 서예은은 명백히 그의 통제를 벗어났고, 그는 이런 상황이 매우 불편했다. “서예은! 우리 엄마한테 사과해!” 주현진이 차갑게 말했다. 서예은은 주현진을 싸늘하게 쳐다보았다. 서예은의 눈빛에는 거리감만 가득했고, 한 치의 온기도 없었다. 주현진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서예은이 말했다. “내가 뭘 잘못했다고 사과해? 서지안은 스스로 임신한 걸 알면서도 말을 탔는데,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지?” “다 큰 남자랑 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