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1화 팔찌의 의미

"어……." 윤슬이 잠시 당황했다. 그리고 자기 머리를 만지며 갑자기 웃었다. "그랬구나. 전 또 투시안이 있는 줄 알았어요." "그런 능력이 있다면 좋긴 하겠지." 부시혁이 눈썹을 들어 올리며 대답했다. 윤슬은 이 말에 기분이 미묘했다. 그녀는 고개를 들고 두 눈을 가늘게 뜨며 그를 바라보았다. "투시안이 있었으면 좋겠다고요?" "응." 부시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윤슬의 기분이 더욱 미묘해졌다. "왜죠? 설마 남의 나체를 보고 싶어서 그러는 거예요?" 그녀의 생각이 특이한 게 아니라 투시안을 갖고 싶어 하는 부시혁이 아무래도 이상했다. 그녀가 알기로는 투시안을 갖고 싶어 하는 남자는 대부분 남의 나체를 보고 싶어 하는 엉큼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부시혁은 윤슬의 말을 듣고 입꼬리가 움찔했다. 그리고 그녀의 이마에 꿀밤을 때리며 말했다. "무슨 생각한 거야. 누가 할 일 없이 남의 나체를 봐. 봐도 네 것만 볼 서야. 남의 건 안 봐." 그는 꽤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그리고 윤슬한테 팔꿈치로 맞았다. 그녀는 빨개진 얼굴로 그를 노려보았다. "무슨 소리 하시는 거예요. 제 나체를 보겠다고요?" '진짜.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부시혁이 그녀의 어깨를 다독이며 진정시켰다. "알았어, 알았어. 안 봐, 안 봐." 말은 이렇게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달았다. '지금 못 봐도 어차피 이후엔 볼 거잖아.' 이렇게 생각하며 부시혁의 눈빛이 의미심장해졌다. 하지만 곧 아무렇지 않은 척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새하얀 손목에는 시계 말고 다른 액세서리가 보이지 않았다. 부시혁은 전혀 의외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그 팔찌를 보내줬을 때 아무런 말도 전해주지 않았으니, 그녀도 그 팔찌의 의미가 뭔지 모를 것이고, 왜 갑자기 그 팔찌를 선물해 줬는지 모를 것이다. 아마 그저 낡은 팔찌라고 생각하겠지. 그래서 그 팔찌를 끼지 않은 건 정상이었다. "가자. 밖에 추우니까 일단 차에 타." 부시혁이 그녀의 손을 입가에 가져다 대며 입김을 불어 차가운 그녀의 손을 녹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