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1장

"응, 왜?" 안소희는 별것 아니라는 듯 물었다. "지난 2년 동안 출근도 안 하고 저에게 휴가를 준 이유가 나 대표님과 결혼해서예요?" 남지현은 방금 전의 통화와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떠올렸다. 안소희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맞아." 남지현은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이름이 나영재예요?" 안소희는 눈썹을 슬며시 치켜 올렸다. 남지현이 생각보다 알고 있는 것이 많았다. "그래." 바로 이 순간 남지현이 나영재를 블랙리스트 명단에 넣었다는 것을 안소희는 알지 못했다. 남지현은 성진영이 자신에게 사장님의 나쁜 점을 수없이 털어놓았던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그렇게 나쁜 사장님이라면 좋은 남편일 리가 없다. 안소희가 나영재와 이혼한 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혼 잘 했어.' "눈동자 굴리면서 무슨 생각 하는 거야?" 안소희는 남지현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었다. "보스, 앞으로 성실하게 회사 운영에 힘쓰세요." 남지현은 진지한 순간마다 정중한 어투로 장난기 없이 이야기했다. "결혼하지 마세요." "알았어." 안소희는 가볍게 웃으며 성의 없이 대꾸했다. 이후 목적지로 향하는 동안 안소희는 차 안에서 눈을 감은 채 휴식을 취했고 남지현은 오늘 업무를 머릿속으로 정리했다. 30분 뒤, AY그룹에 도착했다. AY그룹은 안소희의 어머니와 여동생의 이름을 따서 지은 회사이다. 창립한지 4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발전 속도가 아주 빨랐다. "헐! 보스?" "남 비서님?" "내가 눈이 침침해졌나? 진짜 보스예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던 말이 진짜였네요. 남 비서님이 오랫동안 기다린 끝에 결국 보스를 모셔 왔어요." 회사에 들어서자 사람들이 깜짝 놀라 호들갑 떠는 소리가 들렸다. 안소희와 남지현은 대표 전용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방금 전의 화면을 떠올리며 안소희는 곁눈질로 남지현을 바라보았다. "2년 동안 뭐 했어? 들어보니까 내가 널 버리고 떠난 것 같은 뉘앙스이던데?" "다들 보스를 그리워해서 그래요." 남지현은 진지한 얼굴로 대꾸했다. 안소희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