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1장

'소희?' 나영재는 그 호칭에 자극을 받았다. 서로 그렇게 부를 만큼 둘의 관계가 좋은 것인가? "성진영." 나영재의 인내심이 바닥났다. 성진영은 나영재의 수단과 성격을 알기에 뜸 들이지 않고 곧바로 남지현을 끌어 당겼다. "두 사람의 일은 두 사람이 해결하라고 하고 우리 먼저 가자." "네 상사를 데려가는 게 맞아." 남지현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네 상사는 전 남편이니 이렇게 전처를 방해하는 건 무례한 행동이야." 성진영은 황당했다. 그 말에 나영재는 화가 치밀어올랐다. 전남편, 전처. 그가 가장 듣고 싶지 않은 단어이다. 결국 나영재는 그를 힐끔 쳐다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안소희를 끌고 자신의 차로 향했다. "나 대표님, 소희를 놓아줘요." 남지현은 차가운 표정을 지은 채 그의 앞을 막았다. 나영재가 놓아줄 리가 없다. 그때 안소희는 재빨리 팔을 돌려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났다. 만약 사람이 많지 않고 이런 장소가 아니라면 안소희는 그를 때리고 싶었다. "오늘 밤 저 남자를 따라간다면 후회가 무엇인지 알게 될 거야." 나영재는 순간 공허함이 느껴져 거친 말을 내뱉었다. 그럴 때마다 안소희를 잡고 있으면 조금이라도 마음이 편해졌다. 단지 조금이다. 안소희는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들었다. "여기는 서울이야." "서울이면?" 나영재는 오늘 밤 일 때문에 충격을 받아 낯색이 어두웠다. "난 수작 부리는 걸 싫어하지만 그 방법을 모르는 건 아니야." 그 말에 안소희는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여태껏 나영재가 수작 부리는 걸 본 적이 없다. 그러나 그녀는 곧 생각나는 사건이 있었다. 누군가가 그에게 수작 부렸을 때 안소희는 나영재가 곧 곤경에 빠질 것이라고 생각해 그를 도우려는 순간 상황이 역전된 적 있다. 그는 당시에도 똑같은 말을 했다. 난 수작 부리는 걸 싫어하지만 그 방법을 모르는 건 아니야. 그 당시 나영재는 차갑고 위험하고 파도가 휘몰아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단지 잠시 동안 지속되다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