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2장

하정수는 나영재가 마음에 들어 방금처럼 크게 화를 내지 않았다. 한편 하천우는 더 이상 혼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식사가 끝나면 바로 돌아갈 거예요. 절대 지체하지 않을 거예요. 맹세해요." 하정수는 장엄하고 위압적인 표정을 지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여 하천우는 아버지가 동의했다고 생각했다. "참, 아빠." 하천우는 갑자기 안소희가 생각나 활짝 웃으며 안소희에게 다가가더니 하정수에게 소개해 주었다. "대단한 사람을 소개해 줄게요. 방금 소희가 영재 씨와 300미터 거리에서 사격 대결을 했는데 한 방에 과녁을 맞혔어요." "정말 대단해요!" 하천우는 기쁜 마음에 활짝 웃었다. 그러자 하정수는 그의 시선을 따라 안소희의 얼굴을 보자마자 흠칫하더니 잠시 멍때렸다. '저 여자라고?' 안소희가 하정수와 눈을 마주쳤다. 분명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 눈빛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스카우트하고 싶죠?" 하천우는 아버지의 성격을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때 하정수가 안소희에게 다가갔다. "이름이 어떻게 되죠?" "안소희입니다." 안소희가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그러자 하정수가 곧바로 알아차린 듯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어투로 말했다. "저랑 같이 나가서 얘기 좀 할까요? 할 말이 있어요." "네." 안소희가 예의 바르게 대답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자리를 떴다. 그때 하천우가 나영재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으며 물었다. "영재 씨의 전처가 우리 아버지의 설득에 마음이 흔들릴 수도 있어요." "아저씨와 소희, 혹시 아는 사이예요?" 나영재가 갑자기 물었다. 그 말에 하천우는 황당했다. 하여 하천우는 곧바로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아빠가 어떻게 소희와 아는 사이겠어요? 방금 이름을 묻는 걸 못 들었어요?" "하지만 아저씨가 소희를 처음 볼 때 초면 같지 않았어요." 나영재는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닌 것 같았다. "마치 알던 사이 같았어요." "설마 취한 거예요?" 그의 말에 하천우는 당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