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5장

그는 이 일을 상사에게 알려야 할지 고민했다. 잠깐 고민을 마친 그는 그룹채팅에 문자를 보냈다. [그냥 소문 아니에요? 나 대표 보니까 아무 여자나 받아줄 사람은 아닌 것 같던데요?] [사람은 겉만 보고 판단하면 안 돼요.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그 사람이 어떤 얼굴일지 누가 알아요?] [그거 사실 맞을 거예요. 그때 나영재 대표랑 친분이 있던 기업 사장들이 그 여자 얼굴을 봤대요.] 한 비서는 그 대화를 모두 캡쳐해서 저장했다. 내일 상사를 만나면 보여줄 생각이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는 나영재는 힘없이 축 늘어진 안일우를 잠깐 바라보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성 비서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상사를 바라보며 머뭇거렸다. “대표님, 안 대표님은….” “우리 집으로 데려가.” 나영재가 말했다. “진심이세요?” 성 비서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나영재 같은 결벽증 환자는 그가 마음을 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절대 자신의 개인 공간에 사람을 들이지 않았다. 그런 나영재가 안일우를 집으로 데려간다고? 나영재는 눈을 가늘게 뜨고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성 비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성 비서는 곤혹스러웠지만 더 캐묻지 않고 안일우를 부축해서 차에 실었다. 그는 술을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기에 운전이 가능했다. 참 신기한 것이 처음에는 안일우가 계속 나영재에게 마시자고 술을 권했는데 언젠가부터 주객이 전도되더니 나영재만 멀쩡하고 안일우가 먼저 쓰러질 줄은 몰랐다. 그날 아홉 시가 되어 성 비서는 안일우를 부축해서 나영재의 집으로 왔다. 그는 안일우를 소파에 눕힌 뒤에 상사에게 물었다. “여기 눕히면 되겠죠?” “성 비서는 일단 돌아가.” “혼자 괜찮으시겠어요?” 그는 이따가 안일우가 혹시라도 구토를 하면 상사가 미쳐버릴 수도 있기에 걱정했다. 나영재는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 상사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성 비서도 더는 여기 머무를 이유가 없었다. 그는 조용히 물러갔다. 나영재는 소파에 잠든 사람을 잠깐 바라보다가 핸드폰을 꺼내 좋아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