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3장

성진영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린 나영재가 얼른 말을 덧붙였다. "안 대표가 술에 취해 실수로 부순 거야." "실수로 이렇게까지 처참해질 수 있다고요?" 성진영은 납득이 되질 않았다. 이건 절대로 작정하고 부수지 않은 이상 나올 수 없는 모습이었다. 둘이 싸운 게 분명해 보였다! "떨어졌는데, 모르고 또 위를 밟아서 이렇게 된 거야." 나영재가 태연한 표정으로 거짓말했다. 그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단순했다. 안일우가 안소희의 오빠였기 때문이다. 차마 그가 술을 마시고 무림 고수가 된 것처럼 설치고 다녔다고 밝힐 수가 없었다. 하지만 성진영은 나영재의 말을 전혀 믿는 눈치가 아니었다. 그가 방을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나영재가 미간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 "뭐 하는 짓이야?" "사장님, 여기 자제 좀 안 좋은 거 쓴 거 아니에요?" 성진영이 한쪽 구석에 핸드폰 상처와 일치하는 홈 자국을 발견하곤 말했다. "핸드폰을 떨어뜨린 것만으로 이런 자국이 나다니." 나영재는 할말을 잃었다. 성진영은 계속해서 지워지지 않는 자국을 문질렀다. 그러다 문득, 뒤에서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에 고개를 돌렸는데, 나영재가 그를 노려보고 있는 것이 있었다. 그제야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성진영이 웃으며 태도를 바꿨다. "시간이 늦었는데 얼른 쉬세요. 핸드폰은 내일 아침 일찍 준비해 놓을게요." "응." 나영재가 딱딱한 목소리로 답했다.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두운 기세에, 성진영은 얼른 자리를 떠났다. 그날 밤, 나영재는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잠에 들었다. 다음날, 이른 아침. 안소희는 안일우보다 일찍 일어났다. 그녀는 우선 씻은 뒤, 곧바로 아침을 배달로 주문했다. 그런 다음 다시 방으로 돌아와 침구류를 정리했다. 이 사이에 안일우가 일어났다. 그는 머리가 아픈지 미간을 문지르며 몽롱한 정신으로 주변을 돌아봤다. 다행히 익숙한 그의 집 풍경이 들어왔다. 그는 당연히 한 비서가 집까지 데려다준 줄 알고 더 고민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