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저도 모르게 나영재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진심으로 소희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왜 이혼했지? 좋아하는 마음이 아니고서야 이렇게 사소한 것까지 기억할 이유는 없는데.’
그는 나영재가 그 말을 할 때 잠깐 움찔하던 안소희의 표정도 놓치지 않았다.
비록 그녀가 조용하고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성격이긴 해도 안일우의 눈에는 다 보였다.
“반찬이 입에 안 맞으세요?”
나영재는 안일우가 젓가락만 들고 움직임이 없자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난 가리는 게 없어요.”
그 말을 끝으로 안일우는 식사에 전념했다.
5분도 채 되지 않아 안소희는 수저를 내려놓았고 안일우는 여전히 열심히 먹고 있었다.
나영재는 안소희에게 따라오라고 얘기한 뒤 그녀와 함께 거실로 나갔다.
그는 확실하게 해두기 위해 그녀가 보는 앞에서 삭제했다.
안일우는 나영재를 향한 호감도가 한층 더 올라갔다. 전에 안소희가 이혼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와는 완전히 상반된 태도였다.
서재로 간 나영재는 시간대에 맞춰 CCTV를 확인했다.
그가 삭제버튼을 누르려던 찰나 안소희는 자기가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 그녀는 2배속으로 거실에서 벌어진 상황을 확인하고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나영재를 바라보았다.
“왜 그렇게 봐?”
나영재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
“최근 혹시 무슨 일이 있었어?”
사실 나영재가 어떻게 보내든 상관하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영상을 확인해 보니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예전이었다면 아마 당장에 안일우를 발로 걷어차서 내쫓았을 것이다.
그런데 내쫓기는커녕 오히려 안일우를 돌봐주는 그 모습을 보고 위화감이 느껴졌다.
나영재는 그녀의 표정과 영상을 번갈아보고는 웃으며 말했다.
“그런 게 아니라 당신 오빠니까 그런 거야.”
‘당신 가족이니까. 무슨 일을 하든 다 받아줄 수 있어.’
안소희는 지금 이 기분을 설명할 길이 없었다. 안일우가 그의 핸드폰을 박살내는 장면을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거렸다.
‘오빠도 참, 적당히 하지.’
“그 영상 복사해서 나한테 보내줘.”
안소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