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나영재를 데리고 올 수 있어요?”
심서는 잠시 침묵하다 물었다.
“나영재에게 달렸죠.”
안소희는 타인을 대신해 결정을 내리는 습관은 없었다.
“당신은 그가 과거의 나영재라고 생각하겠지만 스스로는 자신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에 대해 잘 모르니까 그러는 거예요.”
심서가 설명했다.
“정말로 두 번째 인격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생각해요?”
안소희는 이 일이 이렇게 간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 방면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당신의 연구에 대해서도 잘 모르지만 나영재의 성격과 행동거지 등 모든 게 다 예전과 달라요. 정말로 그저 기억을 잃은 나영재일 뿐인가요?”
그 말을 듣자 심서는 순간 멈칫했다.
안소희는 기분이 이루 말할 수 없이 복잡했다.
“전 당신의 연구에 간섭할 자격이 없어요. 하지만 나영재의 상황을 봤을 땐 이걸 계속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성격을 바꿔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가는 건 이런 방법이 아니어도 할 수 있었다.
“수많은 사람에게는 이게 필요해요.”
심서의 눈빛이 조금 진지해졌다.
“그들은 나약한 자신이 강해지길 바라고 자신이 어떠한 일에도 무너지지 않길 바라요. 그들은 할 수 없겠지만 전 그들을 도와줄 수 있어요.”
“그래요?”
안소희가 반문하자 심서가 대답했다.
“네.”
“성격이 어떻게 바뀌든 좌절과 실패는 겪을 수 있어요. 아무런 타격도 입지 않는 성격이란 없어요.”
안소희는 아주 명확하게 또박또박 말했다.
“진정으로 꺾이지 않는 건 강한 마음뿐이에요.”
성격은 그저 각종 환경으로 인해 탄생한 결과일 뿐이지만 마음은 모든 일을 겪은 뒤 다듬어진 견고한 돌이었다.
“기억에 대해서는 돌아가면 나영재에게 전달하도록 하죠. 스스로 회복할지 말지 결정하라고 할게요.”
안소희는 심서와 길게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대화를 마친 그녀는 곧장 떠났고 심서만이 그 자리에 남아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안소희가 했던 말이 한 번 또 한 번 맴돌았다.
‘마음이라.’
이렇게 오랫동안 그가 이 방면에 대해 연구했던 이유는 여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