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8화

차에 올라탄 이진아는 정말 녹초가 되어 있었다. 어젯밤 한숨도 못 잤고 아침부터 이런저런 일을 처리하느라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그녀는 심지어 이 화재가 누구의 소행인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강 대표님일까?’ 이수아가 그를 건드린 지 몇 시간도 안 되어 이씨 가문에 이런 일이 생겼다. 강현우는 확실히 용의자였다. 하지만 이전에 그녀도 강현우를 건드렸을 때는 아무 일도 없었다. 그렇게 마음이 좁은 사람 같지 않았다. 이진아는 이마를 문지르며 생각했다. ‘아니, 이번에는 수아가 대표님의 마지노선을 넘었을지도 모르잖아.’ 강현우는 총까지 썼으니 여전히 용의선상에 오를 만했다. 강인 그룹으로 차를 몰고 가는 동안 그녀의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자리에 앉았을 때는 천지가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아 잠시 책상에 엎드렸다. 하지만 막 잠이 들려는 찰나 머리 위로 물 한 통이 쏟아졌다. 차가운 물에 온몸이 떨렸고 작업공간 전체가 물에 젖었다. 고개를 들자 강서연의 비웃는 얼굴이 보였다. 강서연은 눈썹을 치켜올린 채 청소부에게서 빼앗은 물통을 들고 있었고 얼굴에는 노골적인 승리의 기쁨이 가득했다. "이진아, 말했잖아. 너를 볼 때마다 괴롭힐 거라고. 스스로 사표 내고 영원히 내 눈앞에서 사라지든가, 아니면 계속 참고 견디든가." 주변 동료들의 낄낄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모두 왜 강서연의 미움을 사서 이런 고생을 하는지 비웃는 것 같았다. 이진아는 얼굴에 묻은 물을 닦으며 웃었다. "상처는 다 나았나 봐?" 순간 표정이 일그러진 강서연은 물통을 들어 이진아를 내리치려 했다. ‘무슨 낯짝으로 묻는 거지?’ ‘기대해. 강인 그룹에서 얼굴도 못 들게 망신시켜줄 테니까.’ 하지만 물통이 이진아의 머리에 닿기 전 강서연의 손목이 이진아에게 잡혔다. 이진아는 책상 위 화분을 집어 들어 강서연의 머리를 향해 내던졌다. 병원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머리의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 않았는데 강서연은 또 한 방을 맞았다. 아니나 다를까 눈앞이 깜깜해졌다. "이진아. 오늘 반드시 삼촌한테